미국 민주당이 1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내란 선동 책임을 주장하며 탄핵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민주당은 12일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박탈을 위한 수정헌법 25조 발동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먼저 처리한 뒤 13일 탄핵소추안을 표결에 부칠 전망이다.
20일까지 임기를 불과 9일 남겨둔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말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이어 재임중 하원에서 두 번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첫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을 공산이 크다. 다만 공화당 반대로 상원 통과는 쉽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의 탄핵 소추안에는 지난 6일 5명의 사망자를 낸 의회 난동 사태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란을 선동했다는 혐의가 적시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 앞 연설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맹렬히 싸우지 않으면 더는 나라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선동해 자극받은 군중이 의회에 불법침입한 뒤 기물을 파괴하고 법집행 당국자들에게 위해를 가했다는 것이다.
소추안의 가결 정족수는 과반 찬성이다. 민주당이 하원 435석 중 과반인 222석을 차지해 통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탄핵안이 상원 관문까지 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00석의 상원에서 탄핵이 확정되려면 3분의 2가 넘는 최소 67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최근 조지아주 상원 결선투표에서 승리해 50석 대 50석의 동률을 이뤘지만 아직은 이들이 취임하지 않아 공화당 의석이 더 많다.
또 탄핵이 확정되려면 공화당 의원의 이탈표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다 채우면 안 된다고 공개 선언한 의원은 4명에 불과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더욱이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상원이 빨라도 19일 재소집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터라 자칫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과 맞물려 임기 출발점부터 탄핵 정국에 휩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민주당에서는 하원이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더라도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초 의제를 실행할 시간을 확보하도록 소추안을 행정부 출범 100일 후에 상원에 이관하자는 제안도 나온 상태다.
반면 바이든 당선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상원이 트럼프 탄핵안 처리와 내각 인준안을 같이 처리할 수 있다며 상원 지도부와도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그는 상원이 반나절은 탄핵 문제를, 나머지 반나절은 인준 문제를 다룰 수 있다며 이후 의회가 역점 과제인 전염병 대유행 관련 추가 경기부양안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