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섭취와 관계없이 생기는 지방간염으로 생기는 간경화·간암은 마땅한 치료제가 없지만, 최근 국내 연구진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고은희·이기업 교수팀은 최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이 있는 쥐의 간세포에서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SMS1·sphingomyelin synthase 1)’의 발현이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간 조직에 염증과 섬유화가 나타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 역할은 사람 대상 임상시험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국립연구소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서 간암으로 발전해 간이식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간 조직을 분석해 보니, 모든 환자에게서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 발현 증가가 관찰됐다.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는 생체막을 구성하며 필수 지방산을 공급하는 지질이다.
연구팀은 스핑고미엘린 합성효소에 의해 만들어진 디아실글리세롤이 세포 죽음을 촉진하는 피케이시델타(PKC-δ) 물질과 염증조절에 관여하는 NLRC4 인플라마좀 유전자를 순차적으로 활성화시켜, 간세포에서 강한 염증성 반응에 의한 세포사멸(피이롭토시스)이 증가하고, 염증 및 섬유화 반응을 유도하는 NLRP3 인플라마좀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고은희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의 장기 예후를 결정하는 요인은 섬유화 진행인데 이번 연구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의 진행 기전이 밝혀짐에 따라 앞으로 간경화로의 이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영국 위장병학회가 발간하는 소화기분야 권위지 '거트(Gut)'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