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고(故) 정인 양의 사망 전 징후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충격과 안타까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이하 그알)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인이는 왜 죽었나' 편에 담기지 않았던 촬영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그알 비하인드'에서 이동원 PD는 'Q&A' 시간을 갖고 시청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정인이 양부모가 아이를 입양한 진짜 이유, 사망 전날 CCTV 속 정인이의 모습 등 많은 질문이 이어졌다.
이 PD는 "입양 이유에 대한 소문이 많지만 취재과정에서 확인된 내용은 없다"면서도 제보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의아함을 느꼈던 기억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양모가 정인이와 카페에 갔는데 사장님이 '어서오세요'라고 인사하자 양모가 '네, 안녕하세요. 저희 아이 입양했어요'라고 답했다는 것이다. 사장님이 당황하면서 '훌륭하시네요'라고 반응했다고 한다. 취재 과정에서 사람들이 물어보지 않았는데 먼저 입양 사실을 밝혔다는 이야기를 3~4번 정도 더 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PD는 또 담당 작가가 어린이집 CCTV에서 발견한 정인이의 특정 행동도 언급했다. 그는 "작가님이 CCTV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다"며 "방송에는 소개되지 않았지만 힘이 없는 아이가 자꾸 옷의 끝자락을 만졌다고 한다. 꼭 처음 입어보는 옷인 것처럼 어색한 옷, 자꾸 끝자락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던 게 기억에 남는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 부분을 두고 온라인에서는 한의학에서 말하는 '순의모상(循衣摸床)' 증상이 아니었겠냐는 추측이 나오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순의모상이란 병이 위중해 의식이 혼미한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두 손으로 허공을 젓거나 옷자락과 침대 가장자리를 만지작거리고 더듬는 병증을 일컫는다.
이 PD는 "사망하기 전날 굉장히 상태가 안 좋고 아마도 장기에서 출혈이 있었던 상황일텐데"라며 "그날 좀 예쁜 옷을 입혀서 왔는데 그것마저 어색해 하던 그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인이를 많이 아꼈던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지금 이 관심이 사그라지는 것"이라며 "'그알'은 끝까지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언제든 취재해야 할 상황이 생기면 후속 보도를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사진=그알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