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울트라에 몰빵…‘갤럭시S21’ 기대해도 될까 [홍IT인간]

입력 2021-01-09 08:00
수정 2021-01-09 17:54
출시 전 김 샌 갤럭시 언팩
또 최상위 울트라 몰아주기
샤오미도 선택권 주는데 갤럭시는?
실물 후면 디자인 기대해도 될까
《'홍IT인간'은 정재홍 기자의 아낌없는 칭찬과 무자비한 비판이 공존하는 솔직 담백한 IT·전자기기 체험기입니다.》

신제품 정보 유출은 매해 벌어지는 일이지만 올해 갤럭시S21에선 유독 심한 모습입니다. 디자인 이미지는 물론이고 홍보영상과 대부분 제품 스펙까지 노출됐죠. 아직 나오지도 않은 무선이어폰 '갤럭시 버즈 프로'는 유튜브에 리뷰 영상까지 게재된 상태입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정도면 언팩 다본 것 아니냐'는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그나마 새로 탑재된 기능들까진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는 게 위안거리입니다.



알려진 것처럼 갤럭시S21 시리즈는 일반과 플러스, 울트라 모델 총 3가지로 공개될 예정입니다. 환경보호를 위해 충전기를 따로 팔았던 애플의 전략을 답습해 충전기를 제거하는 대신 제품의 가격은 전작인 갤럭시S20(S20) 시리즈 보다 10~20만원 정도 낮은 금액대로 판매될 전망입니다. 가뜩이나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 가격이 낮아진다는 것은 반갑지만 실망스러운 요소도 존재합니다. 아쉬운 요소와 기대할 만한 부분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따져봤습니다.

● 지나친 급 나누기…또 울트라 몰아주기?

지난해 갤럭시노트20(노트20) 때처럼 갤럭시S21은 최상위 기종인 울트라 모델에 성능을 집중한 모습입니다. 갤럭시S21 울트라는 ▲ 6.8인치 디스플레이 WQHD+ 해상도(1440x3200) ▲12GB 램 ▲ 120Hz 적응형 주사율 ▲ 엑시노스2100 및 퀄컴 스냅드래곤888 프로세서 ▲ 5000mAh 배터리 등의 스펙을 갖춥니다.

지난해 나온 S20 울트라와 노트20 울트라와의 차별점이라면 화면을 부드럽게 구동하는 120Hz 주사율을 사용할 때 해상도가 FHD+급으로 낮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2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2와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모션 및 화면전환' 기능을 통해 웹서핑, 게임, 동영상 시청 등 영상 사용 환경에 따라 최적화된 화면 주사율을 구현할 예정입니다. Z폴드2 해상도가 QXGA+(1768 x 2208)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갤럭시S21 울트라는 WQHD+ 해상도에서 유일하게 120Hz를 구현하는 갤럭시 스마트폰이 됩니다.



울트라 모델의 카메라는 여전히 강력합니다. 카메라는 삼성 아이소셀 HM3 이미지센서로 구현된 1억800만화소 메인카메라(광각)에 12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와 1000만화소 망원 카메라 2개를 탑재합니다. 여기에 레이저 오토포커스(AF) 기능과 4000만화소 전면 카메라가 적용됩니다. 일부 차이가 있지만 지난해 출시됐던 S20 울트라 및 노트20 울트라와 크게 다르지 않은 스펙입니다. 일반과 플러스 모델 후면 카메라는 전작과 비슷한 1200만 화소 광각·초광각 카메라에 6400만 화소 망원 카메라까지 총 3개가 탑재됩니다.

노트20 일반 및 플러스 모델과 울트라 모델의 급 나누기는 여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유출된 정보를 종합하면 갤럭시S21 일반 및 플러스 모델은 각각 6.2인치, 6.7인치 모델에 FHD+ 해상도(2400 x 1080)를 지원합니다. 갤럭시S10(WQHD+)보다도 해상도가 떨어진 점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일반 모델의 경우 후면 소재로 플라스틱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상대적 가격이 저렴해지는 만큼 원가절감을 위해서라지만 노트20 시리즈부터 지적됐던 노골적인 급 나누기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소비자가 적지 않습니다. 좋은 성능에 손에 적합한 사이즈를 고려하는 소비자에겐 울트라 제품은 너무 부담스러운 크기와 모양이기 때문이죠.



● 저변 넓히는 S펜…노트 만큼 좋을까

여기에 갤럭시S21 울트라에는 노트 시리즈에 탑재됐던 S펜이 적용됐다는 게 특징입니다. 노트 시리즈처럼 전자기공명(EMR)방식으로 여러 제스처 기능도 지원해 S펜의 활용도를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따로 펜을 수납할 공간이 없어 활용도가 낮을 거라는 지적도 물론 있습니다. 별도 케이스에 보관해야 하는 탓에 휴대 편의성이 낮고 잃어버릴 가능성도 크죠. 케이스에 S펜을 부착하는 모습이 미적으로도 좋지 않다는 한계도 있습니다.

이런 우려에도 펜 활용을 원하는 소비자가 별도로 구매해서 사용해야하는 만큼 마이너스 요소로 작용하진 않을 거란 판단입니다. 노트20 울트라처럼 빠른 응답지연시간(26ms)을 확보한다면 6.8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에서 활용도는 충분합니다. 계속해서 노트 시리즈가 출시되고 하반기에 등장할 갤럭시Z폴드3에도 펜이 탑재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삼성 모바일 기기에서 펜 활용성은 계속 늘어날 예정입니다. 같이 출시되지만 S21 일반과 플러스 모델은 해당 기능이 없어 격차가 더 벌어진다는 것은 아쉬운 요소입니다.



● 샤오미도 선택권 주는데…왜 이런 것만 따라해?

갤럭시S21 시리즈는 판매 전략은 지난해말 출시된 아이폰12 시리즈의 그것과 유사합니다. 충전기 없이 패키지를 간소화하는 대신 가격을 전작보다 조금 낮췄죠. 애플이 3.5mm 이어폰 단자를 없애기 시작하면서 모든 제조사가 따라했듯이 충전기를 포함하지 않는 것이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판매 전략으로 자리 잡는 모습인데요.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중요시하는 최근 경영 트렌드와 맞물려 환경 보호를 근거로 제시하죠. 그러나 대부분 소비자들은 충전기가 포함된 패키지를 선호합니다.



샤오미가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미11'에서 충전기가 포함된 패키지와 포함되지 않은 패키지를 같은 가격에 소비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했는데요. 첫 날 판매량 35만대 가운데 충전기가 없는 패키지 판매량은 2만대에 그쳤습니다. 환경보호가 아무리 좋더라도 무엇인가 더 들어있는 상품구성을 소비자가 더 원한다는 것이죠. 삼성전자가 샤오미처럼 소비자에게 패키지 구성에 선택권을 줄지는 미지수입니다.

지난해 2월 삼성 언팩 행사에선 세로로 여닫는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Z플립)이 같이 공개돼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갤럭시S21 언팩 일정이 앞당겨지면서 Z플립은 이르면 1분기 안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행사에 끌리는 시선이 분산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하지 못함에 따라 여러 제품을 여러번 출시해 계속해서 신제품에 대한 이슈를 발생시킬 전략인데요. 2021년 첫 신제품인 갤럭시S21의 정보 유출이 너무 많아 그 기대감이 떨어졌다는 것이 신제품을 기다리는 소비자로선 아쉬울 따름입니다. 그래도 옆 테두리를 감싸는 후면 카메라 디자인은 실물을 기대해볼 만하게 하는 가장 큰 요소 가운데 하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