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집 앞 만물상
<앵커>
마지막 키워드는 '우리집 앞 만물상'입니다.
만물상은 요즘 시대로 말하면 대형마트인 것 같은데 맞습니까?
<기자>
아닙니다. 대형마트보다 훨씬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는데
심지어 마트에서 팔지도 않는 집까지 판매합니다.
<앵커>
집은 부동산에서 사는 거 아닙니까?
<기자>
바로 편의점입니다. 요즘 편의점에서 안파는 게 없는데,
팔다팔다 집을 파는 상황까지 온 겁니다.
<앵커>
어떤 집을 판다는 거죠?
<기자>
6평 규모의 이동형 주택을 파는 건데요.
상품도 세 종류나 됩니다.
복층 고급형 주택은 1,595만원이고 단층 고급형은 1,045만원,
그리고 가장 저렴한 단층 실속형이 935만원입니다.
국내 한 편의점이 업계 최초로 이런 상품을 출시했습니다.
<앵커>
이 집이 편의점이 진열돼 바코드 찍고 사가는 건 아닐테죠.
<기자>
주문서를 작성하고 구입하면
원하는 곳까지 무료로 배송해주는 시스템입니다.
6평의 허가된 공간이 필요하고,
전기나 수도 등 일부 공사만 거치면 바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1년 이내, 소모품은 3개월 이내에 A/S도 된다고합니다.
편의점에서 파는 고가의 물건은 집뿐만이 아닌데 우선 금입니다.
골드바 10돈, 돌반지 1돈, 1돈 등을 선착순으로
한국금거래소의 금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파는 겁니다.
마장동에서만 살 수 있을 것 같은 투플러스 등급의 한우도 편의점에 있고,
가방이나 팔찌 같은 해외 명품 브랜드 판매대를 도입한 사례도 있습니다.
<앵커>
편의점에서 안 파는 게 없으니 대형마트 갈 필요도 없겠습니다.
<기자>
네. 사실 세계적인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에
해외 곳곳에서는 생필품 사재기 열풍이 불었죠.
실제로 미국 대부분 지역 대형마트에서 패닉에 가까운 사재기가 벌어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안심하고 진정하라"고 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땠나요,
일부 온라인몰 주문이 일시적으로 폭등했지만 사재기는 없었습니다.
이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게 편의점인데요.
전국 편의점 수가 2019년 기준으로 4만 3,000개를 넘어섰는데,
인구 1,200명 당 1개 수준으로 곳곳에서 편의점을 쉽게 찾을 수 있죠.
여기에 안파는 물건도 없으니 사재기가 필요 없는 겁니다.
<앵커>
특히 편의점에서는 파는 술 종류가 다양해진 것 같습니다.
<기자>
네, 편의점하면 '4캔의 만원' 바로 떠올리기 쉽죠.
맥주는 물론 편의점에서 파는 소주도 동나고 있다고 합니다.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현재 이천과 청주, 마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진로이즈백'과 '참이슬' 원액량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다고 하는 데요.
그래서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은
소주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실 코로나19 여파로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술 지출액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크게 늘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세븐일레븐에서는 지난달 소주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8% 늘 정도라니 편의점에서의 술 소비도 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고급 술로 알려진 와인도 온라인에서 구하긴 어렵죠.
그래서 편의점은 '와인샵'을 따로 만들어,
대중 와인에서부터 수십만원 하는 고가의 와인까지 구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요즘 편의점에서 100만원대 와인을 사려고 대기줄 선다는 얘기도 있던데,
코로나19 시대에 어떻게 보면 편의점이 떠오르는 다크호스가 된 게 아닙니까?
<기자>
그간 편의점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동네 슈퍼마켓 정도로 생각됐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근거리 장보기 거점을 노리며 시장 점유율을 무서운 속도로 늘리고 있습니다.
술부터 생활용품, 그리고 명품, 집까지 파는 편의점이,
그 영역을 더 넓힐 것으로 보이면서 새로운 유통 생태계의 포식자로 떠올랐다는 지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