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 살아야 코스피 더 간다는데…내수·고용 '최악' [이지효의 플러스 PICK]

입력 2021-01-07 17:23
수정 2021-01-07 17:23
코스피 3천에…정치권 공방 가열
김용범 "실물경제 뒷받침되어야"
내수소비 얼어붙고 취업자 수↓
12월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 기록
# 실물경제가 뭐길래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부터 바로 볼까요?

<기자>

네. 첫 번째 키워드는 '실물경제가 뭐길래'로 잡았습니다.

코스피가 장중 3,000선을 또 돌파하면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죠.

갑작스러운 꿈의 3,000선 돌파를 놓고,

더 오를 수 있느냐, 아니면 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냐에 대해서 각계의 평가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앵커>

각계라고 하면 어디를 말하는 겁니까?

<기자>

우선 정치권에서 한바탕 공방이 있었습니다.

이혜훈 전 의원은 "실물경제가 좋아서 주가가 오른 게 아니기 때문에,

조그만 외부 충격에도 거품이 꺼져 폭락할 수 있다"고 말하며

"희망을 부풀리고 샴페인을 터뜨릴 때가 아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자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신의 SNS를 통해 "거품으로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는데요.

그는 전문가들이 올해 기업 실적이 더 좋아질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반도체 중심의 코스피가 자동차, IT, 하드웨어, 화학으로 확대되면서 증시 체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정부에서도 평가를 내놨습니까, 문 대통령도 주가 3,000 시대를 주목했잖아요.

<기자>

네, 오늘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코스피가 3,000 포인트를 돌파한 것을 두고,

"우리 경제와 기업실적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강하게 반영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상승세를 위해서는 코로나 방역 성공과,

실물 경제의 회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죠.

<앵커>

모두 주목하고 있는 게 '실물경제'이네요.

실물경제가 좋아져야 앞으로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건데,

실물경제라는 게 정확히 어떤 개념인가요?

<기자>

네. 우선 실물경제는 말 그대로 눈에 보이는 거래를 말합니다.

재화나 서비스와 같은 것을 생산하고 거래하는 경제죠.

대비되는 개념으로 주식 같은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금융경제가 있습니다.

고용이 늘거나 수출이 잘 되거나, 소비를 많이하면

실물경제가 좋아진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앵커>

실물경제가 좋아지는 게 물건이 잘 팔린다는 거니까 기업들 실적이 좋아지겠고,

주가도 그런 것들이 뒷받침 돼야 오른다는 의미겠네요.

<기자>

네. 보통 주가가 경제 상황을 선 반영한다고 여겨지는데,

지금은 너무 앞서가고 실물은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물경제의 회복이 늦어지면 고용회복도 늦어져,

소득이 줄어들거나 대출 상환 능력이 약화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나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급격히 약화되면,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가계 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습니다.

<앵커>

실제로 실물경제가 그렇게 좋지 않은 상황인가요?

<기자>

네. 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지면서 내수가 얼어붙은 상황입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가 0.9% 감소하며 2개월 연속으로 줄었습니다.

서비스업 생산은 증가했지만 증가폭은 축소되는 모습입니다.

숙박, 음식점 등에서 많이 줄어든 수치를

주식 등 금융상품 거래 증가로 금융·보험 관련 서비스업이 채웠습니다.

취업자 수도 9개월 연속으로 줄었습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월부터 1994년 4월까지 16개월 연속 감소한 이후,

최장 기간 감소한 겁니다.

특히 20대 청년층은 11월에만 취업자가 20만명 넘게 줄었습니다.

그나마 수출이 회복되면서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는데요.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이 역대 12월 수출액 가운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514억 1,000만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반도체의 경우 수출액 1,000억 달러에 가까워진 상황입니다.

<앵커>

우리 경제에서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이지만

얼른 코로나19 팬데믹이 회복돼야 내수도 회복이 되겠죠.

<기자>

네. 그래서 정책 당국도 실물과 금융 간의 괴리에 대해 걱정하고 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도 위기 대응과정에서 급격히 늘어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의 쏠림이나 부채 급증 등을 야기할 가능성에 유의하겠다"고 밝혔고요.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정책당국과 금융권의 유동성 공급과 이자상환 유예조치 등으로,

잠재되어 있던 리스크가 올해 본격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동학개미들이 만든 주가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꺼져가는 실물경제와,

또 달아 오른 주식시장 간의 괴리를 좁혀야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