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경제TV <주식경제> 월~금 (10:50~11:40)
● 진행 : 나민호 야천투자연구소 소장
● 출연 : 이채원 前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
- 이하 대담 전문-
Q. 새 역사 쓰고 있는 최근 증시 상승에 대해?
= 지금처럼 채권, 주식, 부동산, 금 심지어 비트코인까지 다같이 오르는 경우는 처음 봤다. 과잉 유동성이 다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리먼 사태를 겪으면서 전세계에 풀인 자금이 약 10경 원이 넘는다고 한다. 경제가 크게 회복되기도 전에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 더 많은 자금이 풀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 시장에는 풍부한 유동성이 풀려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 두려움이 앞서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시장은 참 좋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Q. 코스피 3000 시대 눈앞...상승 vs 버블?
= 주식은 성장성·수익성·안정성으로 가치가 결정된다. 안정성 즉 자산가치 측면에서 코스피 PBR이 아직 1.1배 수준으로 실제 자산가치의 10% 프리미엄을 갖고 있다. 전세계 평균은 2.3배 정도 된다. 수익성 지표 PER을 보면 작년 상장 회사의 단기 순이익이 89조로 예상되는데 올해 예상은 130조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시가총액은 약 1,980조 정도 된다. 두 수치를 나누면 약 6.5%의 이익률이 나온다. 이 이익률의 역수가 PER인데 약 15배 정도 된다. 전세계는 20배 정도다. 코스피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가 맞다. 문제는 이 이익이 유지될 수 있는가다. 여전히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존재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저평가 상태다. 앞으로 종목별 장세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코스피가 크게 오르기 보다는 코스피 내부에서 숨 고르기 현상도 나올 수 있다. 박스권에서 유지될 수도 있지만 지나치게 올랐던 종목의 조정 혹은 오르지 못했던 종목이 오르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
Q. 미국 주식 vs 한국 주식...어디에 투자할까?
= 리먼 사태 이후 미국 지수는 다우나 나스닥이 4-5배, 한국의 코스피가 3배 이상 올랐다. 미국에 비해서는 덜 올랐다. 과거 6년을 보면 '성장주 초강세장'이었다. 미국에는 아마존, 구글, 넷플릭스,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등 플랫폼 기업들이 존재하고 있다. 시가총액 비중도 크기 때문에 이들의 지수 견인 효과가 컸다. 국내의 경우 좋은 기업이 많기는 하지만 플랫폼 기업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 지수 상승률이 약했다고 본다. 앞으로도 성장주가 많이 올라갈 것인가는 논의가 필요하지만 금리가 올라가고 있어서 가치주가 올라갈 가능성도 보인다. 그런 측면에서는 미국보다 한국이 낫지 않을까 한다. 미국의 아마존, 애플 등의 기업은 우리가 쉽게 접할 수는 있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그 기업을 정밀히 분석한 적 있냐고 한다면 전문투자자를 제외한 일반투자자 분들은 잘 알고 있을지 의문이다. 기업을 잘 알지 못하면 주식을 쉽게 사도 쉽게 팔게 된다. 수익이 크게 날 수 있는 종목인데도 수익이 덜 날 때가 있고 손실이 나지 않아도 될 것을 손절매를 치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그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업을 정확히 이해하면 수익률이 더 클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잘 아는 국가, 대한민국에 살고 있으니 한국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을 수 있다. 특히 내가 종사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다. IT업에 종사하면 IT기업, 약사나 의사는 바이오나 제약업, 일반 소비자도 쇼핑을 하면서 마트나 백화점을 다니며 좋은 소비재와 기업을 발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여전히 한국 기업은 저평가 되어있다.
Q.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성장주 vs 가치주?
= 가치주 사이클과 성장주 사이클이 있다. 1999년, 강력한 성장주 사이클이 도래했다. 3차 산업혁명, 소위 인터넷 혁명으로 기술주, SK텔레콤이 50만원까지 갔고 KT가 9만9천원까지 갔다. 그 이후 주가는 크게 빠져있는 상황이다. 성장주는 사이클이 짧고 강하다. 가치주는 잔잔하게 10년 길게 가는 경우가 많다. 성장주는 2년간 1999~2000년까지 우세했다. 그 이후 2013년 말까지 가치주가 좋았다. 그리고 2014년 2분기부터 성장주가 6년 정도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강세 국면이 코로나를 겪으며 가속화된 느낌이 든다. 수치로 보면 미국 주식이 리먼 사태 이후 4-5배 올랐다고 말했는데 미국의 성장주는 그 평균의 약 3.5배가 더 올랐다. 즉 16배 정도 더 올랐다는 말이다. 반면 미국의 가치주는 약 2~3배밖에 못 올랐다. 성장주와 가치주를 비교하면 수익률이 약 5배 이상 차이가 나서 과한 측면이 있다. 국내의 경우 플랫폼 기업이 많이 존재하지 않아 상승률이 미국보다 떨어진다. 하지만 과거 10년을 보면 성장주는 한국의 인덱스 대비 약 100% 정도 초과 성과가 났고 가치주는 인덱스 대비 -60% 초과 하락을 했다. 이런 결과를 보면 과거 성장주의 성장 속도나 폭이 가파르다. 매크로 측면에서 봐도 금리가 매우 중요하다.
= 성장주 밸류에이션을 할 때 DCF라는 방법을 쓴다. Discounted Cash Flow라는 방법인데 미래의 현금흐름을 현재 가치로 환산해서 가치평가를 하는 방법이다. 가치 평가를 할 때 할인률, 이자율을 쓴다. 이자율이 낮을 수록 성장주에 유리하다. 과거에 보면 美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보통 2~3%를 유지하다가 작년에 0.3까지도 갔다. 지금은 0.9를 회복해서 0.91에서 횡보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금리가 1%라고 하면 이익률이 1%이니까 1년에 1% 돈을 버는 것이다. 이 이익률의 역수가 PER이므로 채권의 PER은 110배 정도 된다. 주식이 20~30배이니까 주식이 더 저평가 되었다고 얘기할 수 있다. 성장주의 경우도 예를 들어 연간 2%를 번다고 해도 PER이 50배로, 채권보다 싸다. 성장주의 입장에서는 '내가 뭐 어때서? 나는 채권보다 2배 벌고 배당도 하고 성장도 한다'는 논리가 성립하고 당당해질 수 있다. 그런데 금리가 2~3%로 오르면 채권의 PER이 30배로 떨어진다. 리스크 프리미엄이라는 이론이 있는데 주식은 채권보다 위험하니까 이익률은 높아야 하고 PER은 낮아야 한다. 그런데 금리가 3%로 높아져버리면 채권의 PER이 33배로 떨어져버리고 주식의 적정 PER이 16배가 되어 50~100배짜리 성장주는 비싸보이게 된다. PER이 3~4배인 가치주의 매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금리가 굉장히 중요하다. 이번주 조지아주 상원 선거가 앞에 있다. 결과는 두고 봐야하겠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이 득세를 하게 되면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면 인플레이션이 나올 수 있고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 금리가 예를 들어 1%를 넘어서면 가치주에게는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 또다른 논리로 이런 현상이 나온 배경을 보면 사회가 저금리·저성장이라는 두 축으로 가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성장주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고,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성장에 대한 목마름이 강해지고 있다. 아이러니한데 저성장의 시대일수록 가치주가 아니라 성장주가 좋다. 성장하는 기업이 드물기 때문에 전세계를 봐도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의 기업들이 각광을 받게 된다. 국내에서는 바이오나 칩 관련된 주식, 2차전지나 배터리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집중된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영원히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원히 성장하는 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때론 쉬어갈 때도, 역성장할 때도 있다. 그러면서 2차 국면으로 접어드는데 더 이상 성장할 기업 많이 않기 때문에 점점 슬림화되고 숫자가 줄어들게 된다. 성장주 상승의 막이 내리게 되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로 가면 더 이상 성장할 기업이 없다. 더 이상 팔 우물이 없으면 고여있는 물을 정화해서 마실 수밖에 없다. 다른 말로 하면 과거 성장의 결실을 일시에 취하려는 움직임이 이 때 나타난다. 어떤 기업은 크게 성장은 못했지만 따박따박 돈을 잘 벌어서 기업에 현금이나 자산이 많이 쌓여있다. 이렇듯 과거 성장의 결실을 취하려는 움직임이 시장에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현상들로 기업은 배당 압력을 많이 받아서 배당을 많이할 수도 있고, 적대적 M&A가 발생할 수도 있다. 주주행동주의가 유행을 해서 내재가치가 발현되고 주가가 올라가는 현상이 나오게 된다고 본다. 그래서 언제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사이클이 가치주로 돌아오는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Q. 올해 투자자들이 눈여겨 봐야 할 업종은?
= 상반기에는 작년 흐름이 이어질 것이다. 예를 들면 작년 주도 업종으로 바이오, 게임, 인터넷, 배터리, IT가 있다. 과거에는 군을 이뤄 업종 전체가 올라가는 경향이 있었다. 초기에는 그렇지만 시간이 갈수록 탈락하는 종목이 나타난다. 종목 내부에서도 성과가 판별이 나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어떤 기업은 매출과 이익이 나면서 성장하는 반면에 성장이 정체되는 성장주도 나오게 된다. 그러면서 종목이 줄어든다. 작년 주도 업종 중에서도 차별화가 이뤄져 몇몇 종목이 주도를 할 것이다. 1분기까지는 그런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분기에는 미국 주도로 경제부양책이 실시되어 인프라 투자가 늘면서 철강, 화학, 건설, 건자재 쪽에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는 계기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국내 업종에서는 경기민감주가 있다. 코로나 사태로 실적이 괜찮음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된 종목이나 업종이 먼저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로 갈수록 물론 코로나 사태를 지켜봐야겠지만, 피해가 가장 컸던 업종, 예를 들어 소비재, 유통, 여행, 숙박, 운송을 보고 있다. 이런 쪽은. 여전히 실적이 나쁘다. 실적이 안 좋아서 주가가 여전히 빠져있으나 하반기에 돌아설 수 있는 종목들을 눈여겨 봐야 한다.
Q. 가치주 투자 철칙은?
= 사실 가치주, 성장주는 구분하기가 어렵다. 과거에도 정량적으로 접근을 해서 무엇이 가치주고 무엇이 성장주인지 분류해서 연구를 해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삼성전자가 가치주일까, 성장주일까? MSCI지수에도 둘 다 들어가 있다. 삼성전자 주가가 많이 오르면 가치주 비중은 낮아지나, MSCI성장주에 삼성전자 비중이 높아지는 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구분이 어렵다.
= 가치투자를 할 때 저희는 모멘텀 투자와 반대로 생각한다. 좋은 성장주도 가치주인 것이다 사실은. 가격이 낮을 때, 남들에 관심이 없을 때 저평가된 좋은 성장주도 존재를 한다. 미래의 성장잠재력에 비해 저평가된 건 훌륭한 성장주다. 이러한 성장주가 시장에 알려져서 주가가 크게 오를 때 투자하는 건 모멘텀 투자라고 한다. 단지 사람들에게 관심이 없어서 쌀 때 거래하는 건 좋은 가치 투자다. 기업의 가치를 결정하는 건 그 기업이 갖고 있는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3가지로 결정된다. 성장 대비 저평가된 것도 좋은 가치주가 된다. 수익 대비 저평가된 것, 자산 가치 대비 저평가된 것도 좋은 가치주다. 단지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서 금리나 경제 매크로가 바뀌어 시장 참여자의 인식이 바뀌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는 성장을 추구하기도 하고 자산을 추구하기도 하는 것이다. 어떤 때는 저PER주가 오를 때가 있고 어떤 때는 땅 부자 기업들인 자산주가 크게 오를 때도 있다. 어떤 때는 성장 가치주가 크게 오를 때도 있다. 정말 중요한 건 실제 가치보다 저평가되어있을 때 매수하는 것이 가치 투자의 핵심이다. 어떤 기업이 가진 주가와 가치 사이의 괴리를 취하는 게 가치 투자다. 헐값에 사서 제값 주고 파는 게 핵심이다. 중요한 건 어떤 기업의 내재가치가 2만원인데 1만원에 거래될 때 왜 그런지를 봐야한다. 정말 조심해야 할 건 그 기업의 가치가 점점 나빠지고 있는데 그 기업의 현재 가치가 1만원이라고 사면 안 된다. 예를 들어 연탄업을 하는 기업이 있는데 그 기업이 도시가스로 변해가고 있는 변화를 못 따라가고 계속 연탄 장사만 하면 5-10년 뒤에는 가치가 떨어져있을 것이다. 이런 기업은 매수하면 안 된다. 어떤 IT기업은 LED로 변화해야하는 시점에 평생 LCD만 하고 있다. 이런 기업은 지금은 가치가 높아도 투자를 하면 안 된다.
= 어떤 기업에 투자를 해야하냐면 ① 일시적으로 기업 실적이 악화된 기업이다. 정말 우량한 기업인데 환율이나 코로나 같은 외부 변수 때문에 일시적으로 실적이 나빠졌으나 금방 회복이 될 것 같은 기업들이다. 기업의 가치가 내재가치 이하로 떨어지면 절호의 매수 기회가 되는 것이다. ② 두 번째로 수급과 관련된다. 외국인이나 기관이 팔아서 떨어졌다면 이건 펀더멘털과 무관한 수급의 문제다. 이럴 때 매수 기회가 된다. ③ 마지막으로는 심리와 관련된다. 예를 들면 시장의 인기, 유행, 트렌드와 맞지 않을 때, 대중의 편견이나 무관심 즉, 잘 몰라서 혹은 알려지지 않아서 저평가 되었을 수도 있다. 한번도 레포트가 나오지 않아서, 단지 중소형주라는 이유로 펀더멘털 외적인 이유로 저평가가 될 때만 매수를 해야 한다는 게 가치투자의 핵심이다.
= 가치주를 고를 때 정성적인 부분에서 제일 많이 보는 건 과연 이 기업이 자기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느냐,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느냐다. 예를 들면 어떤 기업이 삼성전자에만 납품을 하는데 삼성전자와 거래가 끊어져 버리면 굉장히 큰 위기에 처하게 된다. 그런 기업보다는 삼성전자에도, 애플에도 납품하고 하이닉스, LG전자와도 거래를 할 수 있는 기업은 스스로의 운명을 컨트롤 할 수 있다. 두 번째 정성적 방법으로는 지배구조를 본다. 과연 이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이나 소액주주를 배려하는 마음이 어느 정도 있는지 도덕성 등을 본다. 그 다음에 정량적인 부분은 싸냐 비싸냐를 따질 때 PER, PBR을 중요하게 보고 배당수익률도 보고 있다. 이유 없이 낮은 종목을 잘 고르면 굉장히 큰 수익률을 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기업을 집중적으로 보고 있다.
Q. 올해 개인투자자 열풍 계속될까?
= 먼저 동학개미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할 것 같다. 작년 코로나 사태는 굉장히 큰 위기였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어마어마하게 매도했는데 그걸 견뎌낸 게 동학개미 덕분이라 생각하고 있다. 사실 좋은 취지로 주식을 샀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를 보면 발상이 건전하다. 시중 금리가 1%까지 갔고 부동산으로 가기에는 만만치 않고 규제도 심하니 주식으로 들어오셨다. 사실 삼성전자나 현대차와 같은 우량주를 사서 배당을 받고 장기 투자를 하겠다며 투자한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분들의 초심이 흔들리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좋은 의도로, 건전한 마음으로 투자하셨는데 그분들이 투자한 우량주 주가는 안 오르고 소위 테마주 주식이 올라가니, 좋은 주식을 팔고 테마주로 가서 손실이 날까 걱정을 했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투자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 본다. 소위 요즘 TINA 장세라고 한다. There Is No Alternative라고 해서 주식 말고는 대체제가 없다. 금리가 낮은 상황이고 부동산 시장도 만만치 않아 대안은 주식밖에 없다고 본다. 주식은 저평가 상태이고 배당만 봐도 사실 왠만한 기업은 배당이 2-3% 나오고 있다. 은행 이자율보다 훨씬 좋은 것이다. 이런 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
Q. 주식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
= 제가 처음 주식에 입문했을 때가 80년대 후반이다. 그 당시 주식 열풍에 준하는 수준의 시장은 20년만에 처음 본다. 많은 사람이 주식에 관심을 갖고 있고 주식을 새로 시작하는 주린이분들도 탄생하는 상황이다.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건 주식이란 건 결국 돈과 관련된 것이다. 정말 어떤 상황에서도 쉽게 돈을 벌어주지는 않는 것 같다. 제가 32년 종사했지만 주식 시장과 저를 비교해보면 인간이 보잘 것 없이 느껴질 정도로 주식 시장은 만만치가 않다. 절대 쉽게 돈을 벌어다 주지 않는다. 만약 주식을 시작하셨다면 단기적으로 볼 게 아니라 정말 길게, 앞으로도 계속 주식이라는 카테고리를 새로운 삶의 동반자로 생각하시고 공부를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
=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인 피터 린치도 얘기했지만 주식 시장에서 연구를 하지 않고 주식을 하는 건 마치 포커를 칠 때 자기 패를 보지 않고 배팅을 하는 것과 같다. 본인이 관심이 있는 종목, 투자한 종목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어떤 기업인지는 충분히 연구를 하시고 투자를 하셨으면 좋겠다. 본인에게 잘 맞는 전략을 찾기 위해서 책을 많이 보셨으면 한다. 내가 가치 투자에 맞는지, 모멘텀 투자에 맞는지, 기술적 분석에 맞는지 여러 방식이 있다. 자신에게 맞는 방식이 최고의 방식이다. 비싼 옷도 내게 안 맞으면 소용이 없다. 길게 보시고 투자를 하셨으면 좋겠다.
Q. 올해 눈여겨 보고 있는 종목은?
= 먼저 종목 추천이 아님을 밝힌다. 배당과 관련된 부분을 보시면 좋을 것 같다. 배당수익률이 5% 이상 나오는 KT&G와 같은 종목들은 펀더멘털도 전혀 이상이 없다. 또 배당이 7%까지 나오는 손해보험주가 있다. 손해보험주는 변동성이 별로 없다. 손보주 중에서도 펀더멘털이 탄탄한 기업을 좋아한다. 특히 요즘 제일 관심 있게 보는 기업은 지주사다. 삼성물산이나 LG, SK와 같은 기업도 있고 상당히 저평가되어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중소지주사의 경우 극단적으로는 PBR이 0.3이 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는 돈도 잘 벌고 배당도 준다. 배당과 관련된 기업과 지주사 그리고 탄탄한 건설업종을 괜찮게 보고 있다. 중소형 건설사 중에서 현금이 많고 돈은 따박따박 잘 벌면서 배당도 주는 기업이 몇몇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 항상 아쉬워했던 게 코리아 디스카운트 부분이다.향후 일을 하게 되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을 할 것 같다. 과거 가치주 펀드를 운영하면서 최근 4-5년간 성과가 안 좋았다. 30년 동안 일을 하면서 이렇게 가치주가 길게 안 좋았던 시기도 없었던 것 같다. 그 이유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가 간과했던 부분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형성하는 지배구조 문제들이었다. 또한 여러 상법 문제도 있다. 상법 제 382조 3항은 이사의 선관 의무·충실의무에 관한 것이다. 이사는 회사를 위해서 일한다고 되어있는데 그 부분이 확대되어 주주를 위해서도 일할 수 있게 상법이 보완되었으면 한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일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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