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삼성 만들어 효도하겠다"…이재용 눈물의 최후진술

입력 2020-12-30 19:39
수정 2020-12-30 22:05
이재용 "다시는 삼성이 논란 휩싸이지 않게 할 것"
고 이건희 회장 회상하며 최후 진술서 눈물 흘려
"더 큰 삼성 만들어 아버지께 효도하고 싶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다시는 삼성이 논란에 휩싸이지 않게 하겠다"며 눈물의 최후진술을 했다.

이 부회장은 오늘(30일) 서울고법 형사1부 심리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오늘 참회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두 번 다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이 자리에 섰다”며 최후 진술을 시작했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져 경황이 없던 중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 자리가 있었다"며 "지금 같으면 결단코 그렇게 대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4년 동안 조사·재판 과정을 회상하며 "솔직히 힘들고, 답답하고, 참담한 시간이었지만 돌이켜보면 모든 것이 제 불찰과 잘못 책임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영결식을 언급하기에 앞서 10초 넘게 침묵하며 고개를 뒤로 젖히며 눈물을 삼키는 모습을 보였다.

고 이 전 회장의 영결식 추도사에서 나온 '승어부'(勝於父·아버지를 능가하다)를 언급하면서 "회사를 선대보다 더 크고 강하게 키우는 게 최고의 효도라는 가르침인데, 그 말이 아직도 강하게 맴돌고 있다"며 "외부에서는 부정한 압력이 들어와도 거부할 수 있는 출중한 회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떨리는 목소리로 "최근 아버님을 여윈 아들로서 국격에 맞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 너무나도 존경하고 또 존경하는 아버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재판 과정에서 삼성과 저를 외부에서 지켜보는 준법감시위가 생겼다"며 재판부에 감사한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기일은 오는 1월 18일 오후 2시 5분 열릴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에게는 각각 징역 7년을,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에게는 징역 5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