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확진 치매 노인, 택시 타고 경찰서 이동…환자관리 '구멍'

입력 2020-12-28 21:10


격리 음압병실에 있어야 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병원을 빠져나와 택시를 타고 경찰서까지 이동한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해당 병원과 보건 당국은 경찰에서 연락이 올 때까지도 코로나19 환자가 사라진 사실조차 까맣게 몰라 환자 관리에 구멍이 뻥 뚫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속초의료원 격리 음압병동에서 입원 치료 중이던 80대 노인 확진자 A씨는 B씨가 운행하는 택시를 타고 인근 경찰서를 찾았다.

A씨는 행선지를 묻는 택시 기사 B씨의 물음에 횡설수설했다. 집을 잃은 치매 노인으로 판단한 B씨는 A씨를 경찰서로 데리고 갔다.

경찰서에 도착한 A씨는 경찰관의 도움으로 신원 확인을 거쳐 가족과 연결이 닿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담당 경찰들은 A씨의 가족으로부터 뜻밖의 말을 전해 들었다.

A씨가 지난 24일 철원 노인요양시설과 관련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속초의료원에 입원했다는 것이다.

이에 깜짝 놀란 경찰은 보건 당국과 함께 A씨를 입원 중이던 속초의료원에 재입원시켰다.

보건 당국은 A씨가 병원을 벗어난 시점부터 경찰서에서 코로나 확진자라는 사실이 파악된 순간까지의 모든 동선에 있었던 접촉자 등을 상대로 진단 검사를 받도록 했다.

속초의료원과 보건 당국의 허술한 코로나19 입원 환자 관리 등으로 기존 확진자를 통한 추가 감염이 우려된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하게 됐다.

병원 측과 보건 당국은 A씨가 병원을 빠져나가게 된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