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에 임금 인상을 요구 중인 HMM(옛 현대상선)의 파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해운 운임 상승과 선박 부족 등으로 국내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운항 차질이 우려된다.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지난 26일 임금 인상과 관련한 쟁의행위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조합원 369명 중 97.3%가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에 이어 오는 31일 열리는 두 번째 노사 협상에서도 합의가 결렬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쟁의행위에 들어갈 방침이다.
노조는 올해 회사가 10년 만에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턱없이 낮은 연봉 인상률을 제시한 것에 문제를 제기한다.
선상 직원은 2015년부터 6년간, 육상 직원은 2013년 이후 8년간 임금 동결로 고통 분담에 동참했는데, 이러한 노력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그간의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8%를 임금인상률로 제시했는데, 이것이 과도하다는 게 사측의 입장이다.
사측 역시 임금을 올리는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내년 시장 환경을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큰 폭의 인상을 단번에 결정짓는 건 무리라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최대 국적선사 HMM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수출 대란'이 불가피하단 예측이 나온다.
8월 이후 정기선에 임시선박까지 투입하며 버텨온 상황에서, 선원들이 쟁의행위를 결정하면 컨테이너선 운항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양측이 끝내 합의에 실패할 경우 HMM은 1976년 창사 이래 첫 파업에 돌입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