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7일 국내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뚜렷한 감소세 없이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감염 재생산지수가 낮아지는 등 일부 긍정적인 신호도 나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취임 이후 첫 정례 브리핑 마이크를 잡은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현 상황에 대해 "급격한 확산은 억제했지만, 환자 증가세가 꺾이는 뚜렷한 반전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지난 한 주(12.20∼26)간 하루 평균 국내 발생 환자 수는 1천17명으로, 그 직전인 12월 셋째 주(12.13∼19)의 949명보다 68명 늘어나면서 1천 명을 넘어섰다. 12월 둘째 주(12.6∼12)의 661.7명과 비교하면 2주 새 356명이 늘어났다.
또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는 집단감염 건수도 꾸준히 증가하는 데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비율도 이달 초 17%에서 최근 27.9%까지 치솟았다.
아울러 비수도권의 환자가 크게 늘면서 호남권(46.6명)을 제외한 충청권(82.3명), 경북권(67.6명), 경남권(62.9명) 등 대부분의 권역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기준(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60명 이상 등)을 웃돌고 있다.
권 1차장은 이처럼 주요 지표가 악화했음에도 국가 방역체계가 아직 한계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수도권의) 감염 재생산지수가 지난주 1.27에서 1.07로 떨어진 것은 긍정적 신호다. 수도권에서 하루 이상 자택 대기하는 환자도 한때 500명 이상을 기록했지만, 오늘 0시 기준으로는 96명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하루 1천명 이상의 환자가 계속 발생하더라도 코로나19 환자가 적절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대응 역량을 계속 강화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자정 기준으로 코로나19 환자가 즉시 입원할 수 있는 전국의 중환자 병상은 164개, 일반 병상은 1천529개, 생활치료센터 병상은 6천163개로 각각 집계됐다.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은 80개가 남은 상태다.
중대본은 당초 내달 초까지 중환자병상 300개, 일반병상 2천700개, 생활치료센터병상 7천개 등 총 1만개를 추가로 마련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일반병상을 제외하고는 이미 목표치를 달성했다.
중대본은 고령자와 장애인, 정신질환자 등 별도의 의료·돌봄이 필요한 환자를 위한 의료서비스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립정신건강센터와 국립마산병원에서 정신질환이 있는 코로나19 환자를 돌볼 수 있는 특수병상 80개씩을 운영하고 있고, 국립재활원은 조만간 장애인 특수병상을 가동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주말 이동량도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20일 수도권의 주말 휴대전화 이동량은 약 2천443만건, 그 직전 주말인 지난 12∼13일은 약 2천449만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난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당시보다도 적은 것이라고 중대본은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