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에 인출한 사람이 7만3천명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출자 절반 이상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임대하는 등 집 문제를 중도인출 사유로 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9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인원은 총 7만2천830명으로 1년 전보다 1.8% 늘었다.
인출금액으로 보면 2조7천758억원으로 7.6% 증가했다.
인원 기준으로 구성비를 보면 장기 요양(37.7%), 주택 구입(30.2%), 주거 임차(22.3%), 회생 절차(9.3%) 등 순이다.
장기 요양 필요에 따른 인출 비중이 개별적으로는 가장 크지만, 주택 구입과 주거 임차 등 집 문제를 합치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현행 퇴직연금 관련 법령은 주택 구입이나 전세금·보증금, 요양, 파산선고·개인회생, 대학등록금·혼례비·장례비 등으로 중도인출 사유를 제한하고 있다. 근로자가 노후를 보내는 안전판 중 하나이므로 특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인출을 허용하는 것이다.
연령별로 인원 구성비를 보면 30대가 38.8%, 40대 34.3%, 50대 19.4%, 20대 5.5% 등 순이다.
20대는 주거 임차, 30대는 주택 구입, 40대 이상은 장기 요양 목적의 중도인출이 가장 많다. 20대는 전세금이나 보증금 때문에, 30대는 주택 구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대한 자금을 모으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과정에서 퇴직금을 중도인출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금액은 219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6.3% 늘어난 금액이다.
확정급여형이 62.6%로 가장 많고 확정기여형(25.4%), 개인형 퇴직연금(11.6%), IRP특례(0.4%) 등 순이다. 적립금액의 86.7%가 원리금보장형이고 10.3%가 실적배당형이다.
전체 도입 사업장은 39만7천 곳으로 1년 전보다 4.8% 늘었다. 도입 대상 사업장 140만3천 곳 중 27.5%가 퇴직연금 제도를 도입했다.
산업별 도입률은 금융보험업이 59.2%로 가장 높다. 보건사회복지업이 57.8%, 제조업 37.3%, 도소매업 19.8%, 건설업 19.7%, 숙박음식업이 6.5%로 뒤를 따른다.
전체 가입 근로자는 637만1천명으로 1년 전보다 4.4% 늘었다. 가입 대상 근로자 1천150만9천명의 가입률은 51.5%다.
개인형 퇴직연금 가입 인원은 207만9천명으로 1년 전보다 21.4% 늘었다. 적립금액은 25조4천억원으로 32.4% 급증했다.
전체 가입 인원 중 자영업자는 20.2%, 퇴직금 적용자는 14.5%, 직역연금 적용자는 7.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