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는 걸어가라"…방역정책 비웃는 골프장 꼼수 라운딩

입력 2020-12-24 14:03


'코로나19' 확산세를 꺾기 위해 정부가 '5인 이상 모임 금지'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일부 수도권 밖 골프장이 방역 정책에 역행하는 '꼼수'를 부려 빈축을 사고 있다.

24일 골프업계에 따르면, 부산의 많은 골프장이 이날 0시부터 5인 이상 집합 금지 권고가 내려진 상황에서도 사실상 5명이 라운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캐디를 인원수에서 제외하고 고객 4명까지 예약을 받으면서 실제 라운딩은 캐디를 포함해 5명이 하게 되는 형태다.

이는 수도권 골프장이 캐디를 제외하고 고객 3명까지만 예약을 받는 것과 대조된다.

기장군 한 골프장의 경우 고객 중 1명이나, 캐디가 카트를 타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5명의 라운딩이 가능하게 하고 있다. 다만 캐디가 카트를 타지 않고 걸으면 캐디피가 15만원이고, 고객이 걸으면 캐디피가 3만원 할인된다.

기장군에 있는 B 골프장도 마찬가지다.

이날 B 골프장에 예약 문의를 했더니 "고객분들 중 수도권에서 온 분이 없다면 (캐디 제외) 4인까지 예약을 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수도권은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강제되는 데 반해 지역은 권고 사항이라는 점 때문에 차등을 둔 것으로 판단되지만 꼼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일한 운영 지침을 밝힌 C 골프장 한 관계자는 "부산시 체육과에 문의했는데 부산은 식당을 제외하고는 권고 사항이어서 캐디 포함 5인이 있더라도 위반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실제 부산시도 "지역은 현재 권고 상태라 이런 영업방침을 제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안일규 부산경남미래정책 사무처장은 "아무리 권고라고 하더라도 시민들에게는 5인 이상 모이지 말라고 제한한 상태이어서 영업장 스스로도 엄정한 잣대로 방역에 협조해 주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면서 "혹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방역 지침에 어긋난 것이 확인되면 구상권 청구 등을 강력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