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총량 규제…금융지주, 비은행서 '활로'

입력 2020-12-24 14:49
수정 2020-12-24 14:49
<앵커>

정부가 은행 대출 규제에 잇따라 손을 뻗치면서 금융지주사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은행이 아닌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놓고 지주사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집니다.

장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대출 총량규제를 위해 아예 문을 걸어 잠근 은행들.

KB국민은행은 2천만원 이상의 신용대출을, 신한은행은 서민금융상품을 제외한 모든 신용대출을 올 연말까지 중단했습니다.

하나은행도 모바일을 통한 신용대출을 당분간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으로 정부가 대출 이자와 원금 만기 유예를 한 차례 더 연장하는 방안까지 논의 중인 상황.

더 이상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금융지주사 입장에선 비은행 계열사에 대한 의존도가 더 높아졌습니다.

실제 지난 3분기 기준으로도 은행업의 실적은 부진했지만 증권사와 보험사 등 굵직한 비은행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는 지주사들이 실적을 만회했습니다.

[인터뷰] 김상봉 한성대 교수

"예전부터 금리가 낮아질 걸 대비해서 금융지주사들은 비이자 수익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이자 수익에서는 나올 만한 부분들이 없거든요. 대부분의 지주사들이 이미 비이자수익으로 많이 이동해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4대 금융지주사들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우리금융지주.

이 때문에 다른 지주사들에 비해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기여도가 현저히 낮습니다.

우리금융은 이달 아주캐피탈과 아주저축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비은행 부문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여전히 굵직한 계열사 편입을 성공하지 못해 좌불안석인 상황입니다.

현재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지만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에서 인수합병마저도 당국의 눈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게다가 '동학개미'들의 영향으로 증권업이 호황을 맞은 상황에서 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올 증권사가 드문데다, 증권사의 몸값 역시 큰 폭으로 뛸 가능성이 커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한국경제TV 장슬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