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기내식·기내면세점 사업을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절차를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신설 법인의 지분 20%를 확보해 2대 주주로 남는다.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대한항공에 9906억원을 주고 기내식과 기내면세점 사업부 인수를 완료했다. 대한항공은 신설법인 ‘대한항공씨앤디서비스 주식회사’의 주식 20%를 963억원에 취득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이 두 사업부를 매각해 실제 손에 쥔 현금은 약 7900억원이다.
씨앤디서비스는 한앤컴퍼니가 기내식 사업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한앤컴퍼니가 80%로 1대 주주, 대한항공이 2대 주주다. 앞서 대한항공은 한앤컴퍼니에 기내식 사업을 양도하면서 신설되는 법인의 일부 주식을 취득하면 매각이 완료되도록 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은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신설법인과 기내식 공급계약 및 기내면세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한앤컴퍼니는 대한항공 측과 30년간 독점 계약을 맺어 대한항공의 운영 전략과 노하우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유동성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다른 자산 매각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버스 회사인 ‘칼(KAL) 리무진’은 사모펀드 운용사 케이스톤파트너스에 약 2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하고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인천 영종도 레저 시설 왕산마리나를 운영하는 왕산레저개발(대한항공 지분 100% 보유)도 매각절차를 밟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칸서스·미래에셋대우를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거래대금은 1300억원으로 내년 2월경 거래가 마무리될 계획이다.
이와함께 앞서 지난 7월 제주 연동 사택을 매각해 420억원을 확보한 상태로 자회사 한국공항의 제주도 연동빌딩 등 추가 자산 매각도 추진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자구 계획의 핵심인 송현동 부지 매각이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지연되면서 재무 구조 개선에 일부 제동이 걸렸다. 대한항공은 내년 6월까지는 매각을 완료해 4천500억~5천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지만, 서울시는 계약 완료 시점을 정해놓지 않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토지 교환 계약을 내년 4월 30일까지로 하고 불가피한 차질이 발생하면 협의를 통해 정하자는 내용의 중재안까지 내놨지만, 서울시는 거래 종결일을 명시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