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우리 경제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높인 것"이라며 "오랫동안 경제인들을 힘들게 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뀌었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문 대통령은 17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논의하는 '확대 국민경제자문회의'를 주재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OECD 국가 중 최고 성장률을 달성하고, 지난해 세계 12위였던 GDP 순위가 10위 내로 올라설 전망"이라며 "어려운 시기, 온 국민이 함께 이룬 자랑스러운 성과"라고 공을 돌렸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지난 3분기 2.1%를 기록하며 플러스 반등에 성공했다. 경제 반등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내년 558조 원의 사상 최대 규모의 예산이 편성됐다.
문 대통령은 "2021년 경제정책방향은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이라며 "재정·금융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 민관이 합심하여 민생경제의 확실한 반등을 이뤄내야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있는 국민경제자문회의는 현 정부 들어 4번째 열렸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유은혜 사회부총리를 비롯한 관계부처 장관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장도 참석해 머리를 맞댔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발언 전문이다.
<2021년 경제정책방향 보고>
여러분 반갑습니다. 코로나라는 전대미문의 상황 속에서 한 해를 보냈습니다. 방역의 주체로 불편을 감수해 주신 국민들과 의료진, 방역당국자들의 노고가 참으로 컸습니다. 자영업, 소상공인들의 동참과 희생, 대기업과 중소기업, 노사 간의 상생 협력이 있었기에 우리 경제를 지키며 최소한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해 주신 경제인들과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들께 한 해 동안 수고하셨다는 말씀과 함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늘 우리는 ‘2021년 경제정책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코로나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내년 한 해의 정책 대응이 향후 수년간 우리 경제의 앞날을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미래를 내다보며 대한민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함께 모색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전 세계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우리 경제는 정말 잘해 왔습니다. 정부가 예측하고 계획한 대로 3분기부터 성장률의 반등을 이루었습니다. 올해 OECD 국가 중 최고 성장률을 달성하고, 지난해 세계 12위였던 GDP 순위가 10위 내로 올라설 전망입니다. 어려운 시기, 온 국민이 함께 이룬 자랑스러운 성과입니다.
올해 우리 경제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가치를 높인 것입니다. 우리가 이룬 민주주의와 인권의 성장이 개방성, 투명성, 민주성의 원칙에 기반한 ‘K-방역’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방역과 보건의료, 문화, 외교 등 우리의 소프트 파워가 커지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는 ‘믿을 수 있는 상품’을 넘어 ‘매력적인 상품’이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경제인들을 힘들게 했던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어느새, 우리의 먼 미래처럼 여겼던 나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우리가 앞서고 모범이 되는 분야도 적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리 국민의 높은 시민의식과 공동체의식은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그 자신감 위에서 우리는 2021년을 ‘한국 경제 대전환의 시간’으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시작은 코로나 위기의 확실한 극복입니다. ‘K-방역’의 역량을 총동원해 코로나 재확산의 고리를 완전히 끊어내야 합니다.
경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되고 수출이 늘고 있지만 코로나 재확산으로 고용 회복세가 더딥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성장뿐 아니라 국민의 삶이 회복될 때, 우리는 비로소 코로나 위기를 완전히 극복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빠르게 달라지는 세계 경제의 흐름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이상기후와 코로나가 기후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웠고, 각국은 친환경·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비대면·디지털 경제로의 이행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친환경 기술과 디지털 역량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우리는 한발 앞서 준비해 왔습니다.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 등을 통해 산업구조를 환경친화적이고 스마트하게 바꿔왔습니다. 그린 뉴딜과 디지털 뉴딜, 지역균형 뉴딜을 축으로 하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도 마련했습니다. 이제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때입니다.
2021년 경제정책방향은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입니다. 재정·금융 등 정책 수단을 총동원하고, 민관이 합심하여 민생경제의 확실한 반등을 이뤄내야 하겠습니다.
우선, 내년도 확장 예산을 필요한 곳에 신속하게 투입해야 합니다. 백신 보급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피해업종과 피해계층에 대한 지원도 신속을 생명으로 삼아야 합니다. 고용 회복은 경기 회복보다 늦기 마련입니다. 고용을 살리는데 공공과 민간이 함께 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랍니다.
아울러, 늘어난 시중 유동 자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로 흘러들게 해야 합니다. 방역이 안정되는 대로 소비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투자와 수출에 대한 지원도 늘려야 할 것입니다.
특히, 중산층과 서민의 주거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내년에 사전청약이 시작되는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127만 호 공급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역세권 등 수요가 많은 도심에 주택공급을 늘릴 수 있는 다양하고 효과적인 방안을 강구하기 바랍니다. 매매 시장과 전세 시장의 안정은 속도가 생명임을 특별히 유념해 주기 바랍니다.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구조를 새롭게 바꿔야 합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한국판 뉴딜’은 저탄소 경제로 나아가는 우리 기업들을 지원하고, 산업 전반에 디지털 경쟁력을 더할 것입니다.
선도형 경제는 사람의 창의력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경제입니다. 지금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제2벤처 붐을 더욱 확장해 나가야 합니다. 기업인, 노동자, 젊은이들이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실패의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도록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을 강화하고, 노력한 만큼 정당한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취업지원제도와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그리고 지난주 국회를 통과한 공정경제 3법은 상생과 포용을 위한 힘찬 발걸음이자 선도형 경제를 향한 도약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경제인들께서도 공정경제 3법이 기업을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을 건강하게 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라는 긍정적 인식을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경제정책방향은 오늘 완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정책을 만들고, 신속하게 집행하여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야 합니다. 정책이 의도한 효과를 내는지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면서 상황에 맞게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오늘 경제인들과 자문위원들의 고견을 경청하고 정책에 잘 반영해 주기 바랍니다. 우리가 함께 마련하는 ‘2021년 경제정책방향’이 민생 회복과 우리 경제의 상생 도약을 위한 튼튼한 디딤판이 되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