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이나 지방 할 것 없이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관련 세금이나 복비 같은 부대비용도 함께 늘어났습니다.
이 때문에 '이사하기 조차 겁이 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전효성 기자가 최근 부동산 시장의 현실을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기자>
"치솟는 집값과 날아오르는 전셋값. 역대급 부동산 대란으로 서민의 주거비 부담은 날로 높아지고 있는데요.
집값과 함께 오른 세금과 부대 비용은 이같은 고충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이사가기 어려워진 현실, 이유는 어디에 있는지 오늘 저와 함께 살펴보시죠."
서울에서 근무하는 30대 직장인 이대현씨.
최근 전셋집으로 이사를 한 그는 2년 사이에 올라버린 집값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인터뷰] 이대현 / 서울 구로구 "원래 살까 말까 고민했던 집이 있는데, 몇 년 사이에 너무 많이 오른거에요. 이제는 전세금 맞추기도 어려워졌을 정도로 많이 올랐죠."
집값도 문제지만 이사할 때 부담하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같은 비용도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대현 / 서울 구로구 "집을 거래할 때 비용도 체감적으로 많이 비싸졌죠. 집을 살 때 집 구매비용만 드는게 아니잖아요. 취등록세도 적지않고, 부동산 복비도 수백만원씩 하니까…"
이사를 가기 어려워진, 이사가 겁이나는 근본적 이유는 집값 자체가 너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자고 일어나니 5천만원이 올랐다, 1억원이 올랐다, 이런 말들은 이제 서울에서만 나오지 않습니다.
수도권 외곽으로 평가받던 파주, 미분양 무덤으로 불린 김포 등지도 연일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값은 고가주택의 기준이 되는 9억원 선을 넘긴지 오래입니다.
전세 시장은 더욱 난리인데 매물 자체가 없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2년 더 거주할 수 있게 됐지만 폭등하는 전셋값 앞에 다음 계약을 생각하면 눈 앞이 캄캄합니다.
[인터뷰] 박ㅇㅇ / 서울 영등포구 "전세를 내주지도 않고, 내려고 하지도 않고, 전세를 구하려고 해도 구해지지도 않고, 집때문에 너무 어려움이 많으니까…"
이사는 집값이 전부가 아니죠. 집을 갖고있을 때, 그리고 계약할 때도 각종 비용이 발생합니다.
이중 가장 부담이 되는 건 역시 거래세입니다.
취득세와 양도세 같은 거래세는 집값이 오르면 함께 오르게 돼 있습니다.
수요가 높은 서울 마포구의 한 아파트를 예를 들어볼까요.
2년전(시세 10억원)만 해도 취득세가 2,500만원 정도 발생했지만, 이제(16억원)는 6,000만원에 가까운 취득세를 내야합니다.
처음 집을 구입하거나, 갖고 있는 집을 팔고 갈아타는 경우도 예외가 아닙니다.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보유세도 오르고, 집을 사고파는 취득세도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 겁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보유세를 높여 다주택자를 옥죌거라면 거래세는 낮춰 시장에 매물이 풀리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서진형 /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경영학과 교수)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보유세와 거래세의 비율을 약 8:2로 가져가야만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보유 중심에서 이용 중심으로 가지 않겠나…"
이사가 겁나는 이유 세번째는 이른바 복비, 중개 수수료입니다.
중개 수수료는 임대차 계약, 매매 계약 모두에서 발생하는데요.
집값이 크게 오르며 서울의 경우 최고 수수료율(9억원 이상 0.9%)을 대부분 적용받게 됐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중개 수수료만 1,000만원이 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현재 정부는 부동산 중개 수수료율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 중이지만,
새로운 수수료 체계를 만드는 건 업계와의 마찰이 예상되는 부분이라 실제로 이뤄질 지는 미지수입니다.
[인터뷰] 서원석 / 중앙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수수료율 개편이) 갈등이 굉장히 크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기는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개 수수료에 대한 편익은 소비자들이 가져가거든요. 이걸 탄력적으로 조정을 하는 게 옳다고 보고…"
올라버린 집값과 함께 덩달아 커지는 부동산 세금과 부대비용.
내집 마련은 커녕 이사조차 힘들어 진 게 부동산 시장의 냉혹한 현실입니다.
지금까지 전효성의 시크릿 부동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