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 분양 시장에서 나타난 '청약 광풍'은 신기록을 쏟아냈습니다.
서울 청약경쟁률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뛰었고, 당첨 커트라인은 보통 직장인들은 꿈도 꾸기 힘든 70점을 넘어선 곳도 나왔는데요.
결국 분양가 상한제가 '로또 분양'을 부추기는 독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입니다.
조연 기자입니다.
<기자>
내년 8월 입주를 앞두고 현재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위례신도시의 한 아파트입니다.
올해 마지막 '로또 분양', '반값 아파트'라 불리며, 단 290가구 모집에 8만명에 가까운 청약자가 몰렸습니다.
청약경쟁률은 270대 1 기록했는데, 이 같은 세 자릿수 경쟁률은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습니다.
올해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경쟁률은 28대 1, 이 중 서울의 아파트는 경쟁률이 77대 1에 달해 지난해보다 두 배 넘게 치솟았습니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과거와 비교하기 힘든 수치입니다.
청약 경쟁이 과열되면서 당첨 가점도 고공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당첨 평균점수는 60점대 중후반 수준이고, 당첨 커트라인은 대부분 50점 이상, 일부는 70점을 웃돌기도 했습니다.
30~40대라면 무주택의 4인 가족이어도 당첨이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당첨되는 순간 시세 대비 수억원의 차익이 생긴다는 기대감이 청약 시장을 달구는데 일조했습니다.
정부가 분양시장에 사실상 도박판을 마련해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여기에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새 임대차법이 전셋값마저 끌어올린 점도 이상과열 현상에 한 몫했습니다.
<인터뷰>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
"내년에도 전세난에 지쳐 매수전환하려는 실수요자들의 치열한 청약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가점이 낮은 젊은층이 서울 아파트 당첨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 하반기 대거 공급될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노리는 것이 내 집 마련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내년 청약시장은 바뀌는 것들이 많습니다.
내년 1월 1일 이후 취득하는 분양권에 대해서는 양도세 계산시 주택수로 포함돼 중과 대상이 되고, 분양가상한제 아파트는 5년이내 실거주를 해야 합니다.
또 하반기부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이 시작될 예정인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줄곧 강조해온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주택' 도입이 청약 과열을 잠재울 수 있을지도 관건입니다.
<인터뷰>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토지·건물 완전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과거 2007년 미분양 사례처럼 토지임대에 환매조건까지 붙는다면 인기가 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요가 원하는 지역에 공급이 없으면 가격은 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정책이 나올때마다 갈수록 높아지는 청약문턱.
이미 실수요자들에겐 희망고문이 되버린 가운데, 근본적인 공급 물량이 뒷받침 되지 않는다면 광풍은 한층 더 거세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한국경제TV 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