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원료 봤더니…췌장염·천식치료제, 혈액항응고제

입력 2020-12-15 07:33
수정 2020-12-15 11:22
후보물질 대부분 다른 치료제 응용·재창출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 대부분은 다른 적응증(치료범위)을 대상으로 개발됐거나 개발 중인 약물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과 뉴젠테라퓨틱스는 급성췌장염 치료제와 혈액항응고제로 쓰이는 '나파모스타트' 성분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와 대웅제약은 만성췌장염 및 역류성 식도염 치료에 처방되는 '카모스타트'의 약물 재창출을 하고 있다.

두 물질 모두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 속으로 들어갈 때 쓰는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부광약품의 B형간염 치료제 '레보비르'(성분명 클레부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 내 복제 및 세포 내 진입 자체를 차단한다. 한때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와 유사한 기전으로 알려져 주목받았다.

환자의 면역력을 키워 코로나19와 싸울 수 있도록 돕는 약도 개발 중이다.

제넥신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면역 T세포 수치가 낮아지는 것에 착안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GX-I7'(성분명 에피넵타킨 알파)이 코로나19 경증 환자가 중증으로 악화하거나 숨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코로나19와 유사한 호흡기 질환 치료제도 발굴 대상이다. 한국MSD는 인플루엔자(독감)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MK-4482'를, 동화약품은 천식치료제로 개발 중인 'DW2008S'를 코로나19 치료에 쓸 수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한편, 화이자는 협심증과 고혈압치료제로 개발 중이던' 실데나필'(제품명 비아그라)과 '미녹시딜'의 적응증을 전환해 각각 발기부전치료제와 탈모치료제로 개발했다. GSK도 항우울제로 개발한 '부프로피온'을 금연보조제로 재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