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올려도 효과 미미…하루 3천명 이상 가능성"

입력 2020-12-13 12:40
수정 2020-12-13 18:47
상황 더 악화될 가능성…병상 확보 시급


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3일 처음으로 1천 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감염병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하루에 3천명 이상 나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은 현재 지역사회 내 '잠복 감염'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데다 바이러스가 생존하기 유리한 겨울철인 만큼 당분간 이같은 확산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늘 나온 신규 확진자 수는 1주일 또는 열흘 전 감염된 사람의 숫자"라며 "내일부터 진단검사 수를 더 확대한다고 하니 앞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1천500명, 3천명까지도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거리두기 격상과 관련해 "단계를 격상하더라도 확산세는 바로는 안 잡힐 듯하다"면서 병상 확보가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수도권 상황이 특히 심각한 상황에서 전국에서 환자가 속출하고 있어 다른 곳을 도울 수 있는 지역이 없다. 민간 병원에 병상을 달라고 하고 있는데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격이라 자칫 무너지기 쉽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천병철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확진자 수는 당분간 증가할 수밖에 없을 듯 하다"면서 "어쩌면 지금 추세보다 더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갖고 대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천 교수는 "그동안 전문가들은 날씨가 추워지면서 대유행이 온다는 것을 전제로 방역을 해야 한다고 말해왔다. 이에 따라 사실은 거리두기 단계를 이미 올렸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역시 거리두기 단계를 올려도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을 것 같다는 입장을 보인 천 교수는 "수도권의 경우에는 중환자 병상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 또 생활치료센터도 마찬가지다. 병원 대기 환자가 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배치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역학조사, 접촉자 관리가 더 중요하다"면서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비전문가까지 투입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게 큰 아웃브레이크(outbreak·발병)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투입 인력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거리두기'를 3단계로 올려도 환자 수가 빠르게 줄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며 "진단검사를 빨리해서 감염된 사람들을 신속하게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병상 확충과 관련해선 "기존 병원을 쓸 수 밖에 없다. 공공병원, 군·경찰병원 등에 협조를 구하고 있다"며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발생한 '1차 대유행' 때는 고령자, 기저질환자들이 먼저 입원할 수 있도록 환자 분류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다"고 판단했다.

다만 기 교수는 "지금 환자 증가 추세를 보면 생활치료센터를 하루에 몇 개씩 만들어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오늘만 1천명이 나왔는데 300명이 들어갈 수 있는 대규모 센터를 하루 1개씩 만들어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