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찮던' 한국전력 주가 달리나…배당은 '덤' [박해린의 뉴스&마켓]

입력 2020-12-10 17:36
수정 2020-12-10 17:36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오늘은 선물·옵션 만기일 여파로 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는데요.

그중에서도 오늘 한국전력은 독보적인 상승세를 보였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국전력은 전 거래일보다 6.25% 오른 23,8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국전력은 어제도 기관의 대규모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4%대 상승했는데요.

오늘도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앵커>

기관이 그동안에도 한국전력을 매력 있게 보고 있었나요?

<기자>

수급을 보면 그렇지만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 10월 말부터 보면 기관은 14거래일 연속으로 한국전력을 순매도했습니다.

이후 며칠간 순매수와 순매도를 오가는 듯하더니 지난달 25일부터 또 줄곧 팔았고요.

분위기가 반전된 건 어제부터입니다.

<앵커>

왜 그런 겁니까?

<기자>

시장에서는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한국전력이 임시이사회를 통해 요금 개편안을 의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17일 발표될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방향에 이 안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연료비 연동제가 뭡니까?

<기자>

쉽게 말하면 연료 가격을 전기 요금에 그때그때 반영하는 제도입니다.

증권업계에선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되면 전력 생산원가가 판매원가에 연동되기 때문에 향후 안정적인 투자와 배당 재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앵커>

합리적일 것 같기는 하네요.

한전 올해 실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역대급 호실적이 나왔습니다.

한국전력은 올 3분기 연결기준 2조3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1조원 이상 늘어난 건데요.

올해 코로나19로 국제유가가 폭락했잖아요?

유가가 떨어지면서 연료비와 전력구입비가 약 3조9천억원 감소했습니다.

3분기는 여름철 전기 수요가 대폭 늘기 때문에 한전의 영업실적이 가장 좋은 시기이기도 하고요.

저유가 영향으로 올해는 상반기에도 약 8천200억원 흑자를 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성수기인 3분기는 물론 상반기에도 실적이 좋았던 것이군요.

그렇군요.

<기자>

네, 추가적으로 더 말씀드리자면, 연료비 연동제가 탄력을 받은 이유도 이 덕분입니다.

지금과 같은 시기에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면 소비자들의 전기 요금이 줄어들 테니 공감대가 형성되겠죠?

반면, 기름값이 높을 때 한전에서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겠다고 한다면 비판을 피할 수 없었겠죠.

따라서 한전 입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저유가 시기가 적기라고 생각을 했을 겁니다.

<앵커>

그럼 이렇게 흑자를 내고 있는데, 한전 입장에선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되면 오히려 흑자 폭이 축소되는 것 아닙니까?

오히려 안 좋은 소식으로도 들리는데요?

<기자>

흑자 규모가 줄어들 순 있지만 향후 요금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방안이 더 낫다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전기요금 체계가 개편되면 당장은 요금이 인하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히려 장기적인 시각에서 오히려 좋다는 거군요.

실적 얘기가 나오면 빠질 수 없는 질문이죠.

배당은 어떻습니까?

<기자>

한국전력은 지난 2년간 적자로 인해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올해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실적이 굉장히 좋잖아요?

연말 배당수익률이 5%를 넘을 것이란 예상까지 나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한전의 영업이익을 3조9727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배당의 재원이 되는 당기순이익은 1조8192억원 수준이고요.

마지막 배당을 했을 때가 2017년이었는데 이때 주당 790원을 지급했었거든요?

이때의 실적을 웃돌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배당금도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굉장히 솔깃합니다.

증권가에선 얼마 정도를 예상합니까?

<기자>

증권가에서는 배당성향 40%를 가정해 주당배당금을 1,000원 이상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정부 출자 기관의 배당 성향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는 것을 가정하고 예측한 수치입니다.

<앵커>

실적도 좋고, 배당도 좋고, 한전의 오늘 주가 상승이 이유가 있다 싶습니다.

많은 투자자분들도 비슷하게 생각할 것 같습니다.

<기자>

다만, 우려되는 부분을 추가로 말씀드리자면, 개편안은 아직 논의 중인 사항이라는 점입니다.

불확실성이 아직까진 잔존하고 있다는 점 참고하셔야 하고요.

또 한전 주가를 짓누르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환경 비용 증가와 이로 인한 장기 수익성 악화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전력은 배출권 구매 비용과 같은 환경비용을 전기 요금에 분리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해왔는데,

이와 관련해선 아직 진전이 없다는 점은 참고하셔야 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목표 주가도 알아볼까요.

<기자>

증권업계는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되면 주가도 3만원대까지는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유진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2만8천원에서 3만2천원으로 올려잡았고요.

하이투자증권과 현대차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는 목표가 3만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 증권부 기자였습니다.

저희는 내일 월요일 이 시간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