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인 가격대와 88g이라는 경량화된 무게로 AR글래스 시장에 대한 허들을 대폭 낮추고자 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8월 세계 최초로 출시한 소비자용 증강현실(AR)글래스 'U+리얼글래스'. 기존 AR글래스보다 가벼운 88g 무게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100g이 훌쩍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U+리얼글래스의 무게는 100g이 넘는다. 출시 행사에서 담당 상무는 "무게가 88g으로 초경량에 가깝다"고 홍보했다. U+샵도 마찬가지. 'U+리얼글래스'를 '88g 가벼운 무게'로 소개하고 있다. 휴대폰보다 절반 이상 가벼운 무게에 쓰고 벗는 안경 타입이라 휴대하기 간편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는 100g이 훌쩍 넘는데 '88g'이라는 무게는 어디서 나온 걸까. LG유플러스는 중국의 AR글래스 제조사인 '엔리얼'과 해당 AR글래스를 출시했다. 엔리얼이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AR글래스를 공개하면서 협력이 시작됐다. 당시 엔리얼의 AR글래스 프로토타입의 무게가 88그램이었던 것.
LG유플러스는 엔리얼이 개발한 AR글래스 '엔리얼 라이트'에 자사의 기술과 콘텐츠를 결합해 'U+리얼글래스를 내놨다. 이렇게 나온 제품은 케이블 무게를 제외하고서라도 무게가 100g이 훌쩍 넘었다고 한다. 이 사실을 알고도 LG유플러스에서는 '무게 88g'을 내세워 '사기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는 주장이다.
실제 매장에서 'U+리얼글래스'의 무게를 측정하면 어떨까, 저울을 들고 직접 찾아가봤다. 그 결과 글래스와 코받침, 케이블을 더하면 142g, 글래스와 코받침의 무게는 114g, 그리고 AR글래스만 온전히 쟀을 때 110g이 나왔다. 저울마다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LG유플러스에서 말하는 88g을 훌쩍 넘는 수준이다.
'U+리얼글래스'는 AR글래스만 쓰면 5인치 스마트폰 화면을 100인치로 볼 수 있도록 옮겨놓은 것이 특징이다. 내 시야가 닿는 360도 어디에서든 화면을 자유자재로 배치할 수 있다. 특히 기존 AR글래스 제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무게가 가벼워서 출시 당시 AR글래스 대중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렇다면 넷플릭스는 볼 수 있게 됐을까.
'U+리얼글래스'는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앱은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이런 AR글래스가 나오자 소비자의 관심은 LG유플러스와 독점 제휴를 맺었던 '넷플릭스를 볼 수 있는가'였다.
일단 'U+리얼글래스'로는 넷플릭스·훌루 등 해외 기반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볼 수 없다. 국내와는 달리 해외 OTT는 대부분 디지털저작권관리(DRM)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AR글래스 출시 당시 LG유플러스는 'U+리얼글래스'를 통해 넷플릭스를 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결론부터 말하면 넷플릭스를 볼 수는 있다. 단 미러링 모드로만 가능하다. 100인치 화면으로 늘려서 볼 수 없고 크기나 위치 조절 없이 스마트폰 화면 그대로 나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AR글래스의 기능을 전혀 활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측은 "제품을 발표할 당시 시제품의 무게는 88g이었으나, 상용화를 위해 발열과 화질을 개선하는 과정에서 무게가 110g(케이블 제외)까지 증가하게 됐다"며 "커뮤니케이션이 명확하지 못해 소비자들에게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홈페이지나 브로셔 등의 관련 부분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바로잡을 예정이며, 향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