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해린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오늘은 중국 안방보험에 승소한 미래에셋대우에 대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박 기자, 일단 오늘 소식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미래에셋대우는 미국 내 15개 호텔 인수 계약 취소 건으로 중국 안방보험과 재판을 진행해 왔는데요.
오늘 1심 재판에서 승소했다는 결과를 전했습니다.
1심 재판부인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이 안방보험에게 미래에셋대우에 5억8천만달러의 계약금과 이자, 368만5천달러의 거래비용, 소송비용 등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겁니다.
즉, 미래에셋대우 측에선 '앓던 이'가 빠진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네요.
계약금에 거래비용, 소송비용까지 되돌려 받는다면 굉장한 호재로 인식되는데요.
오늘 주가도 많이 올랐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는 6.5% 상승 마감했고요.
최근 들어 순매도하고 있던 외국인들의 자금 유입도 포착됐습니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 연속 순매도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55억2,871만원 순매수로 전환했고요.
기관은 146억3,456만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정말 좋네요.
이번 승소가 향후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죠?
<기자>
당연히 그렇겠죠?
일단 계약금을 돌려받잖아요.
단순 계산해보면요.
이게 약 7조원짜리 딜이었는데요.
미래에셋대우와 생명, 운용, 캐피탈에서 각각 일정 비율을 부담해 2조 6천억원을 만들고 나머지는 대출로 감당하려 했었거든요.
미래에셋대우가 1조8천억원, 생명이 5천억원, 운용이 2천억원, 캐피탈이 1천억원으로 각각 대략 계산하면 70%, 19%, 7%, 4% 수준이 됩니다.
7천100억원수준의 계약금도 이 비율로 지급했다고 하는데요.
미래에셋대우는 약 5천억원, 미래에셋생명은 1천350억원, 운용과 캐피탈은 각각 497억원, 284억원 정도 됩니다.
지난 3분기 계약을 체결하면서 나갔던 비용이 다시 환입되게 되니까 이게 반영되는 시점에 뭉칫돈이 들어오게 됩니다.
<앵커>
그렇네요.
근데 이게 원래 미래에셋 측에선 하고 싶었던 사업이었던 거잖아요?
물 건너 가면서 리스크는 없는 건가요?
<기자>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코로나19로 해외 고층빌딩의 공실률이 치솟고 고급 호텔도 영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해외 대체투자를 확대한 증권사들이 굉장히 불안한 상황이었거든요.
지난 9월 말 한국은행은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하락할 경우 유동성이 반 토막 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고요.
이 때문에 시장에선 이번 딜이 결국에 성사되지 않은 걸 두고, '신이 도운 박현주 미래에셋금융그룹 회장 불발', '신이 막은 한 수'라고 표현하기까지 합니다.
자칫하면 리스크 우려로 번질 수 있었던 딜 자체도 없던 일이 됐을뿐더러 돈을 돌려받게 된 거니까요.
<앵커>
그렇네요. 결론적으로 보면 잘 된 일이네요.
안방보험측 에서 항소를 하게 되면 지지부진해지는 것 아닙니까?
계약금을 안 주려고 시간을 끌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업계에 따르면 2심이 열리더라도 1심의 결과가 뒤집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합니다.
약 한 달 내에 마무리될 정도로 간단하게 진행된다고 하기도 하고요.
또 계약금 약 7천100억원은 안방보험측에 넘어간 게 아니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계좌에 예치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거라 보여지고요.
안방보험 측으로 부터 나와야 하는 돈은 제반비용, 약 40억원 정도에 소송비용 등인데요.
업계에선 안방보험이 글로벌 신뢰도를 떨어뜨리면서 이 40억원가량을 돌려주지 않으려 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만 된다면 수월하겠네요.
이게 언제 들어오게 됩니까?
<기자>
저는 사실 이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들었던 게 다행이라는 생각과 함께 환율은 어떡하지?였거든요.
최근에 환율이 많이 떨어졌잖아요.
제가 지금 환화로 말씀드리고 있는데, 이게 미래에셋 측에서 산정하는 금액이고요.
4월 29일, 소송 제기를 확인한 날의 환율이거든요.
현재는 원·달러 환율이 110원 이상 내려간 상태고요.
돈이 언제 들어오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금과 같이 원화 강세,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면 환차손은 불가피할 것이고요.
그렇다면 이 돈이 언제 들어올 것이냐가 중요할 텐데요.
일단 올해까지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고요.
2심이 진행되더라도 한 달 이내에 끝나고, 계약금을 돌려받는 일도 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수월하게 진행된다면 업계에선 내년 1분기 내로는 환입되지 않을까 관측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1분기, 뭐 늦어도 2분기까지는 들어온다 보면, 실적에도 굉장히 좋을 것 같네요.
이번 사안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미래에셋대우 상황 어땠습니까?
<기자>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업종 대장주인데요.
올해 코로나19로 증시가 고꾸라졌다 급반전해 최근엔 강세장이 연출되고 있잖아요.
증권업종의 실적도 대부분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기도 했고요.
코로나19 1차 팬데믹 당시 증시가 가장 많이 빠졌던 3월 19일 이후 자료를 정리해봤는데요.
증권업종을 한 데 모은 KRX증권업 지수를 보면 수익률이 100%가 넘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어떨까요. 이날 3,600원이 종가였거든요.
오늘은 1만원을 넘겼죠.
180% 넘게 상승한 겁니다.
<앵커>
와, 세배까지도 얼마 안 남은 걸로 보이는데요.
유독 왜 이렇게 잘 간 겁니까?
<기자>
말씀드렸듯 증시가 너무 좋았고요.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위탁매매 수수료도 늘었고, 자사주 매입 효과도 있었습니다.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8,200억원인데요.
지난 한해 동안 달성한 7280억원을 이미 초과한 신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증권업계에선 현재 주가가 아직도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는데요.
PBR, 즉 주가 순자산비율로 봤을 때 1 이하인 경우는 주가가 기업가치를 대변하지 못한다고 보거든요.
현재 PBR이 0.71배로 예상 수익성 대비 저평가됐다고 보고 있고요.
대신증권은 "한국은 내수를 선점한 기업이 해외에서도 두각을 나타낸다"라며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에서 해외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늘고 있으며, 미래에셋대우는 30%에 육박할 정도로 이 비중이 가장 높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즉, 해외주식에서 미래에셋대우의 경쟁력이 가장 유망한다는 거죠.
<앵커>
그렇군요.
증권사들의 향후 전망, 이번 기회로 더 긍정적으로 바뀌겠네요.
저희는 내일도 이 시간 함께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