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89) 전 대통령이 법정에서 선고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조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보여 비난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30일 오후 1시 58분께 광주지법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전씨의 사자명예훼손 1심 선고 재판이 시작됐다.
전씨는 청각 보조장치(헤드셋)를 쓰고 부인 이순자(81) 씨와 함께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에 참여했다.
재판을 맡은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가 "전두환 피고인 맞습니까"라며 이름과 생년월일을 묻자 두 차례 "맞습니다"라고 분명한 어조로 답변했다.
재판부는 판결 선고가 길어질 것을 감안해 앉아서 경청하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전씨는 공소사실 낭독을 시작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자리에서 조는 모습을 보였다.
법정 경위들이 돌발 상황에 대비해 신체 수색을 철저히 하고 곳곳에 검은색 장우산을 배치하는 등 다른 참가자와 방청객들이 긴장한 모습을 보인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었다.
고개를 한쪽으로 숙이고 졸다가 20여 분쯤 지나 잠깐 깼지만, 다시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든 채 잠들었다.
재판 도중 법정 밖에서 한 남성이 "전두환을 엄벌하라"고 소리쳐 잠시 소란이 일었지만, 전씨의 졸음은 계속 이어졌다.
부인 이씨는 선고 내내 정면을 응시한 채 착잡한 표정을 지었고 선고 순간에는 고개를 숙였다.
전씨는 형량을 선고하기 직전 잠시 고개를 들었지만, 선고 당시에는 눈을 감고 또 졸았다.
이어 선고가 끝나자 법정 경위의 안내를 받아 부인 이씨의 손을 잡고 퇴정했다.
알츠하이머병을 앓는 것으로 알려진 전씨는 지난해 3월 법정에서도 조는 모습을 보여 법률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가 "피고인께서 잠시 법정에서 긴장하셔서 조셨다. 재판부에 결례를 범했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올해 4월 두 번째 출석 당시에도 신원 확인 후 조는 모습을 재차 보였다.
전씨는 지난해 3월에는 처음으로 재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에 "왜 이래"라고 고함을 지르기도 했고, 이날도 자택에서 출발하며 시위대에 "말조심해 이놈아"라고 고함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