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는 환상이야"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나와 있습니다.
첫 번째 키워드부터 바로 볼까요?
<기자>
네. 첫 번째 키워드는 '서울 아파트는 환상이야'로 잡았습니다.
얼마전 저희도 전해드렸습니다만,
진선미 의원이 빌라를 찾아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고 말했죠.
그런데 이 말이 진짜 현실이 돼서 키워드를 이렇게 잡았습니다.
<앵커>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라는 말이 현실이 됐다고요?
이게 무슨 말입니까?
<기자>
정확히 말하면 서울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김현미 장관도 "아파트가 빵이 아니라 많이 못 만들기 때문에 다세대나 빌라를 공급한다"고 하기도 했죠.
서민들은 아파트값이 너무 오른 데다,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빌라라도 사자'로 마음 먹고 있습니다.
집값이 안정되지 않고 전셋값마저 크게 뛰면서,
'지금 빌라라도 사지 않으면 서울에서 못 산다'는 두려움이 작용한 겁니다.
실제로 다세대·연립주택이 3개월 연속으로 아파트 거래량을 앞지르고 있는 모습인데요
30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1,809건)이 아파트(1,725건)를 앞지르고 있습니다.
아파트와 빌라의 거래량 차이는 지난 8월 들어 급격히 좁혀지더니,
9월에는 빌라가 이를 추월했습니다.
지난 9월에는 빌라(4,012건)가 아파트(3,767건) 보다 245건 더 매매됐고,
지난달 역시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는 총 4,590건으로, 아파트 거래량인 4,339건을 넘었습니다.
특히 외곽지역에서 매매가 많았는데,
은평구, 강서구, 양천구, 강북구, 강동구, 중랑구, 송파구 등의 순이었습니다.
<앵커>
빌라 매수가 아파트 매수를 뛰어 넘었다,
이게 다 실제 거주하려는 실수요란 말입니까?
<기자>
정부의 규제가 아파트에 집중되면서 다세대·연립주택으로 눈을 돌린 투자 수요도 있습니다.
정부는 6·17 대책에서 규제지역의 3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했지만,
다세대·연립주택은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여전히 유효하다는 얘기입니다.
주택 임대사업 등록제도의 혜택을 대폭 줄인 7·10대책에서도 다세대주택, 빌라, 원룸, 오피스텔 등에 대해서는 예외를 뒀는데요.
세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하면서 세금 부담은 아파트에 비해 여전히 적은 상태입니다.
<앵커>
규제가 막히니까 뭉칫돈들이 빌라로 가는 풍선효과군요.
어떻게든 서울에서 살려는 '패닉 스테잉' 현상이라는 말도 나오던데요.
<기자>
네. 서울 아파트에서 빌라로 눈을 돌리는 수요 외에도,
서울 아파트에서 지방 아파트로 눈을 놀리는 수요도 있습니다.
정부가 지난 19일 조정대상지역 7곳을 추가 지정했는데,
지방 아파트 원정대의 열기가 꺾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의 타깃은 천안, 울산, 창원, 전주 등 비규제지역의 공시가격 1억원 미만 아파트입니다.
실제로 울산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외지인들의 유입은 지난해부터 꾸준하다"고 밝혔습니다.
부산 역시 규제 대상이 된 5개구를 제외한 인근 비규제 지역 저가 아파트로 최근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고,
창원은 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성산구의 주간 매매가격이 지난주 1.98% 급등해 전국 지자체 중 1위였습니다.
특히 창원은 8월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가 총 2,412건인데 이 가운데 절반이 가까운 1,064가구를 외지인이 샀습니다.
<앵커>
규제지역이 아니라서 투기 수요가 몰리는 건가요?
<기자>
네. 정부는 넉달 전에 이들 아파트는 "투기대상이 아니다"며
수십채를 사도 취득세 1%만 적용해주기로 했습니다.
다주택자 규제 예외조항이 되레 지방의 서민이 거주하는 아파트값 불안요인으로 작용한 셈이지만
정부는 추가 대책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은 모습인데요.
서울 빌라, 지방 아파트 어느 쪽이든 원하는 동네, 원하는 주택에 사는 건,
점점 더 꿈 같은 일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