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김현미 장관에 송현동 부지 지도권 발동 요청

입력 2020-11-27 17:36
수정 2020-11-27 17:43


대한항공이 27일 국토교통부에 송현동 부지 문제에 대한 국토교통부장관의 지도, 조언 권한을 발동해달라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울시가 돌연 말을 바꾸는 바람에 국민권익위원회 주재의 송현동부지 매각 조정이 물거품되면서다. 국토부는 항공산업 자구대책과 도시계획 등 송현동 부지에 얽혀있는 실타래를 한꺼번에 풀 수 있는 주무부처다.

대한항공은 국토부 진정서에 ▲서울시가 권익위 조정에 응해 대한항공이 수용할 수 있는 기간 내에 절차를 이행토록 지도·권고하고 ▲만약 이행이 불가능하다면 공원화를 철회하고 대한항공이 민간매각할 수 있도록 지도·권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토부장관은 지방자치법 166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도권한을 가진다.

당초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지난 26일 귄익위 주재 송현동부지 매각 합의식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서울시가 막판에 말을 바꾸면서 무기한 연기됐다. 서울시는 계약시점을 확정하지 않고 “조속한 시일내에 계약을 체결한다”로 문구를 바꾸자고 했다. 조정문의 구속력을 배제하는 취지다. 현재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송현동 부지를 시급히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2021년까지 이행해야 할 자구안에 송현동 부지 매각이 핵심인 만큼, 조속히 매각 절차가 이뤄져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라며 “대한항공 임직원이 고통을 분담하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최선을 다 하고 있는 절박한 상황을 감안해 국토교통부에서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송현동 부지 문제가 불거진 것은 올 초 서울시가 일방적인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은 채권단에 대한 자구안의 일환으로 송현동 부지의 매각에 나섰으나, 서울시의 공원화 발표로 매각이 무산됐다. 당초 매수의향을 밝힌 곳은 15개에 달했지만, 입찰에 응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이에 지난 6월 대한항공은 권익위에 고충민원을 신청했다. 권익위의 중재 노력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송현동 부지를 매수해 서울시와 교환하는 내용의 조정안에 합의했지만, 서울시가 말을 바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