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돌봄 전담사들이 이달 초에 이어 추가 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협의체 구성 논의가 길어지면서 돌봄 대란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3일 돌봄노조, 교원단체, 학부모단체, 교육청, 교육부가 참여하는 '초등돌봄 운영개선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으나 협의체가 아직 꾸려지지 않았다.
돌봄노조 측인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는 "지난 18일 교육부가 협의체 첫 회의를 개최할 듯하다고 공문을 보냈는데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며 "교육청 내에서 의제와 관련한 이견이 있어 협의체 구성이 늦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돌봄노조는 초등 돌봄 운영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온종일돌봄법' 철회와 8시간 전일제 전환 등 근무 여건 개선을 요구하며 이달 6일 하루 파업을 강행했다.
교육부는 파업을 사흘 앞둔 지난 3일 돌봄노조의 파업을 막기 위해 협의체를 꾸려 돌봄 전담사들의 근무 여건 개선 방안을 논의하자고 시도교육감협의회 등에 제안했다.
협의체 제안에도 6일 파업을 막지 못한 교육부는 협의체에서 돌봄 운영 개선점을 모색해 추가 파업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협의체 구성을 위한 논의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협의체 구성을 위한 물밑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라며 "우리가 협의체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는 노조 쪽 주장에 대해서는 억울한 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18일 회의와 관련해) 연락받은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돌봄노조가 파업 철회의 핵심 요구 조건으로 내건 8시간 전일제 전환의 경우 17개 시·도 교육청 사이에서도 이견이 있어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돌봄노조는 요구 조건과 관련한 논의나 협의체 구성에 진전이 없으면 추가 파업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애초 26일을 2차 파업 예정 일자로 잡았으나 변경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학비연대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보면 파업을 기정사실로 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이번 주 내로 2차 파업 일정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주 첫 회의를 열려고 했는데 협의체 참여자 전체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부분이 있어 협의체 구성을 준비하는 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당사자들과 최대한 빨리 이견을 조율해 협의체 회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오후에서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국가교육회의, 시도교육감협의회, 돌봄 노조, 교원 단체, 학부모 단체, 교육부 등이 참여하는 '초등돌봄 운영 개선협의회 회의'를 24일 개최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초등돌봄의 질적 개선과 교원의 업무 경감이 이뤄지는 방향으로 돌봄 전담사의 근무 여건 개선 방안, 지방자치단체-학교 협력 모델 사업 운영 방안, 온종일 돌봄 교실 운영 관련 중장기 제도 개선 방안 검토 등 세 가지 의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6일 파업에는 전국 돌봄 전담사 1만1천859명 중 41.3%인 4천902명이 참여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