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비트코인 내년말 31만 달러"…엇갈리는 평가들

입력 2020-11-20 17:26
수정 2020-11-20 17:26
<앵커>

비트코인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2017년의 '코인 광풍'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제도권 금융사인 씨티은행에서 비트코인이 내년말 약 30만 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예측도 내놨는데요.

그 내용 김태학 기자가 자세히 한 번 들여다 봤습니다.

<기자>

"비트코인이 새로운 금이다"

톰 피츠패트릭 씨티은행 글로벌 수석 기술전략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가격이 31만 8천달러 우리나라 돈 약 3억 5천만원까지 치솟을거라며 이렇게 썼습니다.

1970년대 미국 닉슨 행정부가 달러의 금태환 중단을 선언하자 50여년 동안 온스당 20~35달러였던 금값이 단숨에 80달러로 껑충 뛰었던 시기와 유사한 장세라고 본겁니다.

통화 팽창과 달러 약세 속에서 비트코인이 새로운 금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국내 전문가들도 달러약세를 주요한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인터뷰] 박상현 /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달러 약세라든지 유동성 확대로 인해서 자금들이 여러가지 투자 수단을 찾다보니까 비트코인·가상화폐 쪽으로 몰린 부분이 있고...

[인터뷰] 인호 / 고려대학교 컴퓨터공학과 교수·블록체인연구소장

"인플레이션에 대비해서 자산의 가치를 어떻게 지킬 것이냐 많은 분들이 고민하고 있거든요. 대체 투자대상으로 보통 금이나 은 같은 광물에도 하지만 훨씬 효율적이고 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골드'라고 하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서서히 '디지털 골드'로 자리매김하면서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에는 동의했지만, 씨티은행의 예상처럼 단기에 급격하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습니다.

[인터뷰] 정상호 / 가상자산 파이낸스 기업 델리오 대표

"30만 달러 간다는 얘기는 3년 전에도 있었어요. 근데 이제 기관이 들어온다는 얘기는 오르는 것도 한꺼번에 많이 안 오를 수 있다는 것이 거든요. 점진적으로 안정적으로 계속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는거죠."

급등과 급락보다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에 참여하면서 안정적인 시장이 형성될 것이란 예측도 나옵니다.

[인터뷰] 김준우 / 가상자산 공시 플랫폼 쟁글 공동대표

"2017년에 가격이 오를 때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어요. 현재 기관들 같은 경우에는 보유 물량도 굉장히 크고 주로 어떤 원칙에 의해서 운영이 되기 때문에 급격한 청산이 발생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죠."

반면 비트코인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섞인 조언도 적지 않습니다.

비트코인이 실제적 효용을 지니지 않았기 때문에 가치가 눈에 띄게 상승하지는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인터뷰] 홍기훈 / 홍익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기본적으로 거래량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거래량을 보면. 그것을 보면 자본이 새로 들어와서 가격이 오른다고 보기는 좀 어렵고. 내재 가치가 없는 상품이라고 보는게 맞는데 그렇게 봤을때는 그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날리는 없거든요. 그렇다면 현상유지가 합리적인 기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전문가들은 2017년과 같은 비트코인 가격 폭락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지만 내재가치가 없는 상품인 만큼 투자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한국경제TV 김태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