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공단 화재로 3명 사망…"화학물질 폭발한 듯"

입력 2020-11-19 23:23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한 화장품 제조업체 공장에서 작업 중 폭발과 함께 불이 나 근로자 3명이 숨지고 소방관 등 6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

불은 화학물질을 이용한 작업 중 일어난 것으로 추정됐고 화재 후에도 폭발이 이어져 근로자들이 신속히 대피하지 못해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인천소방본부는 이날 오후 4시 12분께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한 화장품 제조업체 공장에서 불이 났다고 밝혔다.

이 불로 A(57)씨 등 3명이 숨지고 40대 여성 등 6명이 다쳐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거나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사망자는 모두 20∼50대 남성들로 화재 발생 1시간 20여분 만에 공장 2층 창문 인근에서 발견됐다.

이재선 공단소방서 현장대응단장은 이날 화재 현장 인근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망자 3명 중 1명은 창문에서 2m 떨어진 곳에서, 나머지 2명은 창문에서 4m 떨어진 곳에서 겹쳐진 채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계속 폭발음이 나고 2층이 붕괴해 (공장 내부로) 진입하기 어려웠다"고 덧붙였다.

부상자 6명 중 40대 여성 1명은 중상이며 나머지 경상자 5명 중에는 30대 소방대원 1명도 포함됐다.



숨진 근로자들은 폭발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여성 동료들을 먼저 대피시키려다가 안타까운 참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단장은 "공장 마당 1층에서 공장 관계자들이 지게차를 이용해 여성 직원들을 구조하기도 했다"며 "남성 직원들이 여성 직원들을 먼저 대피시켰고 사망자는 모두 남성"이라고 말했다.

불이 난 공장 인근에서 일하는 권모(63)씨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펑'하고 굉음이 났다"며 "주변이 울릴 정도로 소리가 컸고 놀라서 뛰쳐나가 보니까 유리창이 다 깨져서 밖으로 떨어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이어 "2층 창문으로 사람들이 나왔고 창문에 여성 3명이 있었다"며 "공장 직원들이 지게차를 이용해 여성들을 구했다"고 덧붙였다.

불이 난 공장은 2층짜리 2개 건물로 전체 면적은 3천170㎡로 파악됐다.

이날 화재 현장에는 소방관 등 170여명과 펌프차 등 장비 40여대가 투입됐다.

소방당국은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벌였고, 사고 발생 2시간 35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불이 나자 인천시 남동구도 추가 폭발이 우려된다며 화재 장소 주변 거주자는 대피하라는 내용의 긴급재난 문자를 보냈다.

소방당국은 공장 2층에서 근로자들이 화학약품을 이용한 작업 중 폭발로 인해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재산피해 규모를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다.

이 단장은 "공장에서 아염소산나트륨을 사용했다는 진술을 받았다"며 "아염소산나트륨은 화염이 발생했을 때 (반응하면) 폭발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이라고 말했다.

경찰도 화장품 제조업체 대표 등 관계자 3명을 상대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