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야구선수 폭행에 남편 IQ 55 장애인 됐다"…靑 청원

입력 2020-11-18 16:58


전직 야구선수에게 폭행을 당해 남편이 지적장애인이 됐다며 엄벌을 촉구하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한순간에 아이큐 55의 지적장애인이 된 저희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의 아내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2018년 3월 일어난 폭행 사건으로 남편은 하루 아침에 건강도 잃고 직장도 잃었다"고 호소했다.

A씨에 따르면 사건 당일 A씨의 남편은 가해자, 가해자의 친구 2명 등 4명과 저녁식사 자리를 가지던 중 가해자와 사소한 실랑이가 붙었다. 포수 출신의 가해자는 남편의 얼굴을 단 한 차례 가격했고, 그 충격으로 남편은 시멘트 바닥에 쓰러져 머리를 부딪혔다.

정신을 잃은 남편을 가해자와 그의 친구가 차로 옮겼으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술에 취해 잠이 들었다"며 돌려보내기도 했다는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당시 남편은 눈물과 코피를 흘리고 구토를 하는 이상 증상을 보였다면서 가해자들이 "술에 취해 잠이든 것"이라는 말에 지체하다 사고 51분여가 흐른 뒤 119 신고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사고로 A씨의 남편은 뇌경막하 출혈을 진단 받고 긴급 수술을 받았으며, 이후 기억력 감퇴, 어눌한 말투, 신경질적인 성격 등의 증상을 보였고, 아이큐가 55 수준으로 떨어져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A씨는 "가해자는 판사님께 탄원서를 제출하고 공탁금 천만원을 걸었다는 이유로 징역 1년을 선고를 받고 복역 중"이라며 "직접적인 사과는 한 번도 없었고, 형량을 줄이고자 공탁금 천만원을 법원에 넣었다가 다시 빼가는 등 미안함을 보이는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곧 2심 재판이 열린다. 가해자가 엄벌에 처해졌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판사가 공탁금과 죄를 뉘우치는 반성문만 볼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끝으로 "한동네에 사는 가해자가 1년 후 출소한다면 우리 가족에게 보복할까 두렵다"라며 "집까지 노출된 상태라 가해자가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지만 우리는 이사도 할 수 없을 만큼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이 청원에는 18일 오후 4시 50분 기준 10만 6천여 명이 동의했다. 다음 달 5일까지 20만 명이 동의해야 청와대나 관계부처의 답을 들을 수 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