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산은, 투자합의서 체결…"아시아나항공 인수 본격화"

입력 2020-11-17 17:27
수정 2020-11-17 17:57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이 산업은행(이하 산은)과 투자합의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에 착수했다.

한진칼은 17일 산은과 신주인수계약(신주인수대금 5천억 원) 및 교환사채 인수계약(3천억 원)을 통해 총 8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 받는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산은은 한진칼이 지켜야 할 7대 의무 조항을 내걸었는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 위약금 5,000억 원을 물어야 한다.

우선 한진칼은 산은이 지명하는 사외이사 3인 및 감사위원회 위원 등을 선임해야 한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는 조원태 회장, 석태수 사장, 하은용 부사장 등 사내이사 3명과 8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돼있다.

더불어 주요 경영사항에 대한 사전 협의권 및 동의권 준수,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및 운영, 경영평가위원회의 한진칼 경영평가에 대한 협조 등이 의무 조항에 포함됐다.

이는 한진칼 지분 10.66%를 보유하게 될 산은이 오너리스크 등 한진칼 경영 전반을 감독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신설되는 윤리경영위원회는 계열사의 윤리 경영을 감시하고, 조현민 전무,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등 총수 일가는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다.



투자합의서 체결로 본격화된 인수 작업은 내년 6월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첫 번째 절차로 한진칼은 산은에서 조달 받은 8천억 원을 12월 초 대한항공에 대여한다.

같은 달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3천억원 상당의 영구전환사채를 취득하고, 1조 5천억원 상당의 신주 인수 계약금 3천억 원을 지급한다.

이어 대한항공은 내년 초 2조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하고, 이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바탕으로 아시아나항공에 중도금 4천억 원을 지불한다.

남은 금액으로는 한진칼에서 조달 받은 8천억 원을 신주로 상환한다.

내년 6월 30일로 예정된 아시아나항공의 1조 5천억 원 유상증자 잔금을 납입하면 인수 절차가 완료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신주를 인수하면 최대 주주로 올라서고, 기존 최대 주주인 금호산업의 지분율은 20% 밑으로 떨어진다.

이렇게 한진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완성한 뒤, 이후 1~2년 이내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함으로써 합병이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