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서학개미 돌아오나…보수인하 경쟁에 나스닥 ETF 인기

입력 2020-11-16 07:51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인덱스형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를 잇따라 연 0.1% 밑으로 낮추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일주일(11월 6일∼11월 13일) 새 개미국 나스닥100 지수를 따라가도록 설계된 국내 상장 ETF 3종에 총 460억원을 순매수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KINDEX 미국나스닥100'에 228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나스닥100'에 125억원, KB자산운용의 'KBSTAR 미국나스닥100'에 107억원이 각각 몰리면서 이 기간 개인 순매수액 4∼6위에 나란히 올랐다.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를 따라가도록 설계된 'KINDEX 미국S&P500'과 'TIGER 미국S&P500' ETF에도 각각 52억원(12위), 39억원(14위)의 개인 순매수액이 유입돼 각각 순매수 상위에 올랐다.

나스닥에 주로 상장된 미국 대형 성장주가 세계 증시 강세를 선도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신규 투자금이 이 펀드들에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6월 사상 처음으로 10,000선을 돌파하면서 '만스닥'이란 별칭을 얻었다. 9월 들어 변동성이 커졌지만 이달 들어 다시 반등해 장중 12,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미국 기술주 인기에 더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미국 주식 인덱스 ETF의 보수를 경쟁적으로 낮춘 게 개인 순매수 증가에 기여했다.

한투운용은 지난 8월 S&P500 ETF에 이어 지난달 29일 나스닥100 ETF의 총보수율을 각각 0.09%에 출시했다. 그동안 국내 출시된 해외주식형 공모펀드 가운데 가장 낮은 보수율이었다.

이후 KB운용이 지난 6일 신규 상장 나스닥100 ETF에 한투운용보다 낮은 연 0.07% 보수율을 책정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12일 나스닥100 및 S&P500 ETF의 총보수를 각각 연 0.49%, 0.30%에서 모두 연 0.07%로 낮췄고, 한투운용이 18일 기준으로 두 지수형 ETF의 총보수를 연 0.07%로 낮추기로 해 최저 보수 대열에 합류했다.

국내 ETF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도 조만간 신규 상품을 출시하면서 저보수 경쟁에 동참할 전망이다.

낮은 보수를 찾아 글로벌 ETF를 '직구'했던 서학개미도 상당수 국내 상품을 찾아 돌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증시 상장된 주요 S&P500 ETF의 보수는 연 0.03∼0.09%로 국내 상장 ETF와 비교해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나스닥100 지수 대표 ETF인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는 보수가 연 0.20%로 오히려 국내보다 높다.

국내 상장 ETF의 경우 세제혜택이 있는 연금계좌로 거래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