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만에 돌아온 주가'…기아차, 지금이 매도 적기? [박해린의 뉴스&마켓]

입력 2020-11-13 17:28
수정 2020-11-13 17:28
<앵커 오프닝>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오늘 주목할 만한 종목은 뭡니까?

<기자>

주가 그래프 한번 보시죠.

어떤가요.

<앵커>

굉장한 상승세네요.

어떤 기업인가요.

<기자>

기아차의 주가 그래프입니다.

이달 들어 기아차의 주가는 약 17%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KRX자동차 지수가 약 9% 상승한 것만 봐도 비교되는 수치인데요.

오늘 주가는 장중 6만1,800원까지 올랐고 시가총액은 약 24조원으로 어제에 이어 코스피 시총 11위 자리를 지켰습니다.

<앵커>

기아차에 무슨 일 있었나요?

<기자>

증권업계는 기아차의 3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너무 좋았고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 또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아차는 매출 16조3천억원, 영업이익 약 1,950억원을 달성했다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사실 기아차가 세타2 엔진 결함과 관련해 1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았었거든요.

이를 제외하고 보면 사실상 3분기에 벌어들인 이익이 1조2,600억원에 달한 겁니다.

당초 업계에서 전망하던 이익의 2배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시장이 놀랐고 주가도 연속해서 랠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로 자동차산업이 위축된 줄로만 알았는데 굉장히 의외네요.

뭘로 이렇게 돈을 번 겁니까?

<기자>

사진 한번 보시죠.

어떤 가요?

<앵커>

멋있고 튼튼해 보입니다.

<기자>

기아차의 야심작 신형 카니발인데요.

국내 시장에서 사상 첫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고요.

굳건하게 입지를 다져온 현대차의 그랜저까지 제치기까지 했습니다.

카니발 외에도 쏘렌토, 텔룰라이드, K5 등 탄탄한 라인업이 국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앵커>

호실적에 주가가 반응하는 거군요.

주가 상승을 이끄는 주요 투자주체는 누구입니까?

<기자>

외국인과 기관이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들어 각각 314억4천만원, 224억4천만원가량을 순매수했습니다.

반면 개인은 주가가 오르자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565억원가량을 순매도했습니다.

<앵커>

기관과 외국인은 사고 개인은 팔고 있네요.

향후 주가 전망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아요.

만약 기아차의 기존 주주라면 추가 매수를 해야 할지, 차익 실현을 해야 할지 궁금하고요.

또 신규 투자자 입장에서도 지금 시장에 들어가는 건 어떨지 궁금합니다. 증권업계에선 어떻게 봅니까?

<기자>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주가 또한 긍정적이란 입장이 지배적입니다.

더 편하게 말씀드리면 "이제 시작이다"라고 보는 연구원들도 많았습니다.

지난 실적 발표 이후 목표주가를 올려 잡기도 했고요.

4분기에는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또 자동차 업황 자체가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수 있는데요.

코로나19 국면에선 이동의 재개가 곧 경기 회복을 의미하는 것이겠죠?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억눌렸던 수요가 빠르게 회복하고 있고 6월에는 지난해 동기 대비 25.3% 감소했던 수출 실적이 증가세로 전환했습니다.

또 하반기에는 북미 시장에서 그동안 판매하지 못했던 신차 효과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로 인해 억눌렸던 수요가 회복되는 것이라면, 실적 성장세가 그리 오래가지는 못할 수도 있다라는 우려가 생기기도 하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코로나19 이슈 외에도 하나 더 주목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현대·기아차는 로봇, 인공지능 등 신산업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어 기대감이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현대·기아차는 세계 그래픽처리장치 1위 기업인 엔비디어와 협업하고, 로봇개발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고요.

여기에 이어 기아자동차는 회사 이름에서 자동차를 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사명에서 차를 뗀다고요? 그럼 기아차가 아니라 그냥 기아가 되는 건가요?

그래도 자동차 회산데 차 이름을 뗀다는 게 어색해 보이는데요.

<기자>

주요 자동차 업체라고 하면 떠오르는 회사 뭐 있나요?

<앵커>

뭐 닛산, 포드, 벤츠, 최근엔 테슬라 정도요?

<기자>

네, 말씀하신 업체들 뒤에 다 차가 안붙죠?

<앵커>

어? 그렇네요.

<기자>

네, 우리는 너무 익숙하게 현대차, 기아차, 쌍용차 이렇게 불러서 그렇지 해외에선 굳이 사명 뒤에 차를 붙이는 데는 많지 않더라고요.

<앵커>

그렇군요. 뭐 그렇다고 하더라도 왜 갑자기 차를 떼는 건가요?

<기자>

자동차 제조사에 머무르지 않고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정의선 회장은 앞서 “미래 사업 구조는 자동차가 50%, 도심항공모빌리티(UAM)이 30%, 로봇이 20%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2026년엔 무인 화물항공기를 내놓고, 2028년엔 개인용 비행체를 상용화하겠다는 포부까지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전기차 시장 내 순위도 껑충 뛰었는데요.

현대차·기아차는 지난해 기준 전기차 시장 내 8위 수준이었는데, 올해 9월 이후 테슬라, 폭스바겐, 르노닛산에 이어 4위로 올라섰습니다.

물론 중국 전기차 시장이 상반기 부진한 탓에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순위가 밀린 영향도 있지만, 현대차, 기아차의 유럽 판매가 크게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대차의 코나EV와 기아차의 니로EV가 글로벌 1위인 테슬라 모델 다음으로 상품 효율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며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모델이 내연기관차에서 파생된 모델이란 점을 감안하면 향후 추가적인 효율성 개선이 가능하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전기차라면, 미국 조 바이든 당선인으로 인해 굉장히 기대감이 클 것 같은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전기차 분야에서 뚜렷한 입지를 드러내고 있다면 이번 미국 대선 결과가 기아차에게도 호재 아닙니까?

<기자>

그 부분에선 증권업계 시각이 엇갈립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현대·기아차는 전기·수소차 분야에서 글로벌 선두권의 경쟁력을 가졌다는데 일단 주목하고요.

또 조 바이든 체제에서 보호무역주의가 완화돼 관세 폭탄 위협에서 조금은 벗어날 수 있단 점도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리쇼어링, 즉 해외 기업의 국내 복귀 정책이 강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나옵니다.

바이든 당선인이 리쇼어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현지 기업에 비해 불리할 수 있단 분석도 나온다는 점은 유의하시면 좋겠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증권부 박해린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