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김현중(34)씨가 옛 애인 최모(36)씨와의 5년간 법정 다툼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은 12일 두 사람이 서로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과 사기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최씨의 형사사건을 모두 원심대로 확정했다.
사건의 발단은 최씨가 2015년 4월 김씨를 상대로 16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비슷한 시기 언론사와 인터뷰를 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최씨는 소송과 인터뷰에서 "2014년 5월 김씨의 아이를 임신했다가 김씨로부터 폭행당해 유산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최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맞서면서 허위 주장으로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반소(맞소송)를 내고 최씨를 고소했다.
민사 소송에서는 1·2심 모두 "최씨는 김씨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며 김씨의 손을 들어 줬다. 반면 형사 사건에서는 최씨가 김씨에게 소송을 낸 혐의(사기미수)와 인터뷰에서 허위 주장을 한 혐의(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가 무죄로 나왔다.
최씨가 '2014년 10월에도 임신했다가 김씨 강요로 유산했다'고 주장했던 부분은 최씨 스스로도 허위임을 인정해 이 부분에만 벌금 500만 원이 나왔다.
민사 소송에서는 김씨가 이기고, 관련 혐의로 기소된 최씨가 형사 사건에서는 무죄를 받은 것을 둘러싸고 서로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민·형사 사건을 모두 심리한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노태악 대법관)는 두 사건을 원심대로 확정했다.
재판부는 "소송 기록에 나타난 증거에 비춰보면 최씨가 김씨의 폭행으로 유산한 사실이 없어 최씨의 주장은 허위임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최씨가 자신이 임신했다가 김씨의 폭행으로 유산했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인터뷰 내용이 허위임을 알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필요한 확인이나 조치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었던 것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민사 소송과 형사 사건의 결과가 엇갈린 것과 관련해서는 "민사와 형사 소송에서 각각 요구되는 증명의 정도와 법률 요건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법상 불법행위는 과실만으로 성립 가능한 반면, 형사처벌 대상인 범죄가 성립하려면 고의가 존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