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이하 해수부)는 최근 해운 운임 폭등으로 애로를 겪는 수출 기업에 대한 지원을 위해 오늘(11일) 컨테이너선사 사장단 간담회를 열었다.
국내 수출 기업에 대한 지원책과 국적 컨테이너선사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간담회에는 문성혁 해수부 장관, 정태순 한국선주협회 회장, 배재훈 HMM 사장 등이 참석했다.
● 美, 상품 수요 늘자 컨테이너 수입량 10.3%↑
최근 해운 운임 상승과 국내 수출 기업의 선적 공간 부족은 코로나19 이후 미국 내 경기부양에 따른 상품 수요 증가가 직접적 원인이다.
실제로 미국 내 연구에 따르면 미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에 따라 개인소득이 증가(4.4%)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 소득이 늘자 코로나19로 인한 서비스 수요가 상품 수요로 옮겨가며, 지난 8월 미국 내 상품 수요는 코로나19 이전보다 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북미 컨테이너 수입량(TEU) 역시 1년 새 10.3%가 증가했다(2019년 8월, 259만 →2020년 8월, 286만).
● 한진해운 파산으로 '치명타'…"상당량 회복"
2017년 2월 발생한 한진해운 파산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해수부의 판단이다.
국적선사의 선복 공급량이 감소함에 따라 시장 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당시 105만 TEU에 이르던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은 2017년 2월 최대 국적 원양선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함에 따라 46만 TEU로 반 토막 났다.
아시아-미주항로의 주당 공급량은 67%나 추락했고(16년 8월, 4만 6천 TEU→ 17년 3월, 1만 5천TEU), 같은 기간 시장 점유율은 11.8%에서 3.6%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정부는 해운 산업의 복원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2018년 '해운 재건 5개년 계획'을 세운 바 있다.
같은 해 7월에는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해 3조 1천억 원을 투입,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하는 등 전폭적인 지원을 실행했다.
그 결과 원양 컨테이너선사 선복량은 최근 77만 TEU까지 회복했고, 2022년에는 한진해운 파산 이전을 넘어서는 110만 TEU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미주항로의 주당공급량도 한진해운 파산 직후보다 170% 넘게 상승했고(15,168TEU →41,294TEU), 점유율도 약 7%까지 회복했다.
● HMM·SM상선 등 국내 선사 '추가 선박' 투입
이렇듯 국적 원양 컨테이너 선사의 글로벌 경쟁력이 회복됨에 따라 어려움을 겪는 수출 기업에 대한 다양한 지원도 가능해졌다.
HMM은 8월 이후 4척의 임시 선박을 추가 투입해 미주지역 수출화물 약 1만 6천TEU를 추가 운송했다.
나아가 '중소화주 헬프 데스크(Help Desk)'를 설치하여 수출 중소기업이 국적선사가 제공하는 선적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SM상선도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미주항로에 3,000TEU 급 임시 선박 1척을 투입할 계획이다.
● "문 정부, 해운 산업에 '전폭 지원'"
간담회에서는 국적 정기 컨테이너산업에 대한 주요 정책방향에 대한 논의도 오고 갔다.
운임이 상승하자 일부 외국 선사에서 기존 계약을 지키지 않거나,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사례가 발생해 화주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는 이러한 관행이 개선될 수 있도록 거래질서 확립을 끌어내고, 국적선사들의 공정거래에 대한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해운 산업은 문재인 정부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라며 "이제는 해운 재건의 성과가 수출 기업들과도 공유할 수 있는 선화주 상생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