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도 뚫었다"…대한항공 지금 사면? [박해린의 뉴스&마켓]

입력 2020-11-10 17:32
수정 2020-11-10 17:33
<앵커 오프닝>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오늘은 일제히 주가가 강세를 보인 항공주를 다뤄보겠습니다.

박 기자, 오늘 대한항공의 경우 주가가 10%이상 상승하는 등 큰 오름세를 보였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 제약업체 화이자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예방률이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가 나오면서 항공주가 오늘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말씀하셨듯 대한항공은 11%대 상승했고 진에어와 티웨이, 제주항공 등 LCC항공사들의 주가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앵커>

항공주가 하루아침에 이렇게 많이 오른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기자>

네, 굉장히 이례적인 상황입니다.

대한항공의 주가가 하루 만에 10% 이상 상승한 건 지난 3월 25일 이후 처음입니다.

사실 코로나 이후로 항공주들의 주가가 많이 떨어졌었잖아요.

거의 장사를 못하다시피 했고, 유동성에서도 큰 위기를 맞았었고요.

제가 코로나 이후로 몇 차례 대한항공 주가 전망에 대한 낙관적인 기사를 썼었는데 그때마다 악플이 굉장히 많이 달렸었거든요.

오늘 주가가 오르는 것을 보면서 개인적으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다가 한편으론 조금 우려되기도 했습니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를 한번 보시죠.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어제 기준 목표주가를 24,000원으로 제시했고, 하이투자증권은 25,000원, 유진투자증권 역시 25,000원을 제시했습니다.

오늘 주가를 보면 장중엔 이미 목표주가를 넘어섰고 종가도 굉장히 근접한 상황입니다.

<앵커>

목표주가는 원래 현재 주가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에서 제시되는 거 아닙니까?

<기자>

맞습니다. 보통 목표주가는 상승 여력을 나타내는 수치이기 때문에 현재 주가에 통상적으로 20% 정도는 올려 잡기 마련인데요.

앞서 보여드린 연구원들이 보고서를 낼 때의 주가가 딱 그 정도 수준이었고요.

오늘 이례적으로 큰 폭으로 오르다 보니 목표주가를 압도하는 상황이 발생한 겁니다.

<앵커>

그럼 증권사들이 눈높이를 올릴 것 같습니까.

아니면 오늘 상승세는 단기적인 것에 불과하고 다시 주가가 내려앉을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까?

<기자>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상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현재의 주가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주가를 이미 회복했거든요.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목표주가를 고려해 본다면 3만2천원~3만4천원대 까지도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관건은 백신의 성공적인 생산과 공급일 텐데요.

증권업계에선 백신이 성공적으로 생산된다고 하더라도 항공사들의 수익으로 직결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단 백신이 성공했다는 기대감 만으로도 향후 전망치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감안하고 수정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백신 생산만 성공적이라면 지금보다 눈높이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또 몇몇 증권사들은 2019년대 초 주가보다도 더 긍정적일 수 있다고 보기도 했습니다.

어제 해운업을 다룰 때도 잠깐 말씀드렸었는데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보자면, 전반적으로 항공사들이 항공기 대수를 줄이는 등 공급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여객 수요가 회복된다고만 하면 2019년대 초보다 오히려 시장 상황이 좋아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엔 수익성이 안 나는 노선도 정기적으로 취항을 하는 등 여객 수요가 돌아왔을 때 적절히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가 잘 돼 있는 항공사거든요.

또 항공업 업황이 재편된 이후 회복 구간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분석됩니다.

<앵커>

만약 화이자의 백신 생산이 차질을 빚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주가 고꾸라질 가능성도 있는 것 아닙니까?

<기자>

오늘 상승분만큼은 반납을 할 수 있겠지만, 앞서 보여드린 목표 주가 수준에는 부합할 수 있을 겁니다.

증권업계는 여객 수요가 돌아오지 않더라도 대한항공의 화물 수요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지난 2분기 글로벌 항공사 중 차이나 에어라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만 영업흑자를 달성했습니다.

특히 대한항공은 글로벌 5위(2019년 기준)의 항공 화물 수송실적을 보유하고 있는 항공사로, 항공 운임 급등의 수혜를 누렸고,

현재 위기를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고요.

여기에 더해 이번 화이자의 백신 생산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조만간 백신이 나오긴 나올 테니 백신 수송 수요 기대감 또한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제도 잠깐 말씀드렸는데, 백신의 경우엔 2~8도의 저온에서 보관, 운송돼야 하기 때문에 엄격한 수송 기준을 요구받고,

국제항공운송협회로부터 이 역량을 검증받은 항공사는 국내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뿐입니다.

<앵커>

다른 항공주들은 어떨까요?

<기자>

백신 생산과 공급이 관건입니다.

증권업계에선 여객 수요가 회복만 된다고 하면 오히려 대한항공보다 상위 LCC 항공사들의 주가 상승 여력이 더 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기존에 바닥까지 빠져있던 터라 상승 여력도 더 클 것이라고 보는 겁니다.

다만 LCC들은 항공 화물 수요를 거의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에 백신 생산에 차질이 있다면 다시 주가가 주저앉을 수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저희는 내일도 이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