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유통’ 창구 된 당근마켓

입력 2020-11-09 17:23
수정 2020-11-09 17:23
<앵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전문의약품 불법거래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그중엔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약품도 있었는데요.

고영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서 올라온 식욕억제제입니다.

이 약엔 자살충동을 불러일으키는 부프로피온염산염 성분이 포함돼 있어 의사의 처방 없이 거래하는 건 명백한 불법행위입니다.

기형아 출산이나 어린이의 발육부진 가능성이 있는 피부질환치료제도 팔립니다.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있으니 잘 아는 분만 사가라”는 ‘친절한 설명’도 덧붙입니다.

여드름 치료제나 눈에 쓰는 연고 같은 전문의약품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거래됩니다.

그 중엔 쓰다 만 것도 있고, 아예 뜯지도 않은 새 약도 있습니다.

모두 약사법 위반으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쓰레기종량제 봉투나 콘택트렌즈 판매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각각 폐기물관리법과 의료기사 관련법 위반입니다.

판매금지 물품만 정해 놨지, 제대로 된 감시나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겁니다.

<인터뷰> 서용구 / 숙명여대 교수

“AI(인공지능)를 동원해서 위험상품이 거래되지 않도록 사전에 통제해야하고요. 거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다보니까 거기에 걸맞게 소비자들도 스스로 감시해야 합니다.”

당근마켓은 현재 이용자가 1천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외형이 성장했지만 관리시스템은 여전히 주먹구구 수준입니다.

이에 대해 당근마켓 측은 “감시요원이나 AI 머신러닝을 통해 불법 거래 개연성이 있는 키워드들을 걸러내고 있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고영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