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바이든 지지자, 총기 들고 격렬 시위

입력 2020-11-05 16:57
트럼프 지지자 "개표 중단" 요구
바이든 지지자 "모든 표 개표" 주장


미국 대선 개표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일부 지지자들이 거리에서 격렬히 시위를 벌였다.

오리건주에서는 일부 폭력 사태가 빚어지면서 주방위군이 배치됐고, 방화 시도는 물론 경찰이 시위 현장에서 시위대가 소지한 총기를 압수하는 일도 발생했다.

개표 상황이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당선인 확정시 이에 반발한 상대측 시위대의 시위 확산과 격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위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개표 중단을,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은 빠짐없는 개표를 각각 주장했다.

5일 AP통신과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수십 명은 전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와 애리조나주 피닉스, 네바다주의 개표장 주변에 몰려 시위를 벌였다.

미시간주는 바이든 후보가 당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뒤지다 역전을 한 곳이며, 애리조나주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 언론들은 바이든 후보가 두 주에서 모두 승리할 것으로 예측했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은 "개표를 중단하라", "표를 훔치는 것을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새벽 밝혔던 근거 없는 주장들을 지지자들 시위 현장에서 그대로 외치고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자인 공화당 소속의 폴 고사(애리조나) 연방 하원의원도 이날 시위에 참석해 "우리는 이 선거가 도둑맞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시간주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미시간에서 승리했다는 AP통신의 보도가 나오기 직전 시위가 시작됐으며, 네바다주에서도 클라크 카운티 선거센터 주변에서 약 75명의 트럼프 지지 시위대가 시위를 벌였다.

바이든 후보 지지자들은 뉴욕과 워싱턴주의 시애틀을 포함해 주요 도시에서 모든 투표는 집계돼야 한다면서 시위를 벌였다.

트럼프 캠프 측이 펜실베이니아주 등 경합주에서 우편투표 개표 중단을 요구하며 소송전에 나선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인종차별 반대시위가 수개월간 이어져 온 오리건주의 포틀랜드에서는 유리창이 깨지는 등 부분적 폭력 사태가 빚어졌고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주 주지사가 주방위군을 배치했다.

뉴욕 맨해튼에서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명품 브랜드가 모인 5번 애브뉴를 따라 행진했다. 시카고에서도 시위대가 도심을 행진했다.

뉴욕경찰(NYPD)은 방화를 시도하거나 쓰레기나 계란 투척 등을 한 20명 이상의 시위대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뉴욕경찰은 또 시위현장에서 압수했다면서 트위터를 통해 총기 사진을 공유하기도 했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약 200명의 시위대가 I-94 고속도로를 행진했으며, 시위대 가운데 일부는 경찰에 체포됐다.

이 밖에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와 샌디에이고, 텍사스주 휴스턴,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도 시위가 벌어졌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