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에 처한 아무르 호랑이(일명 백두산 호랑이)를 불법 밀렵해 가죽과 뼈 등을 1천만 원에 판매한 러시아 밀렵꾼 2명이 현지 보안당국에 체포됐다.
5일 러시아 아무르 호랑이 센터 등에 따르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소속 국경수비대는 아무르 호랑이의 가죽과 뼈, 송곳니, 발톱 등을 70만 루블(1천만 원)에 구매자에게 팔아넘긴 혐의로 밀렵꾼 2명을 체포했다.
국경수비대는 아무르 호랑이 센터와 협력, 불법 거래가 이뤄지는 현장에서 이들을 검거했다.
올해 51세와 57세인 밀렵꾼들은 중국과 접경인 연해주(州) 달레네친스크 지역 주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밀렵꾼들이 구매자에게 넘기려 했던 죽은 아무르 호랑이의 사진을 자체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현지 언론인 시베리아 타임스는 밀렵꾼들이 중국에 있는 구매자에게 아무르 호랑이의 뼈와 발톱 등을 넘기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중국에서는 호랑이와 곰의 신체 일부가 매우 진귀한 약재로 여겨진다. 꾸준한 수요 탓에 러시아 보안당국의 지속적인 감시에도 불법 밀렵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아무르주(州) 주도인 블라고베셴스크 동북쪽에 위치한 스보보드넨스키 지역에서 '파블리크'라고 불리는 아무르 호랑이 1마리가 밀렵꾼 2명에 의해 희생되는 사건이 있었다.
죽은 호랑이가 지난해 5월 구조됐다가 자연의 품으로 다시 돌아간 개체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총탄에 맞아 죽은 3∼5세의 암컷 호랑이 가죽을 소지한 남성이 현지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서식지 파괴와 무분별한 밀렵으로 멸종 위기에 처한 아무르 호랑이는 현재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 지정돼 국제적인 보호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