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맹학교 찾은 김정숙 여사…"미안한 마음"

입력 2020-11-03 16:26
수정 2020-11-03 16:39
제94주년 '점자의 날' 앞두고 맹학교 방문
김 여사, 청와대 앞 집회에 "미안한 마음"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국립서울맹학교를 찾아 "그동안 교통, 소음, 안전 등에서 어려움을 겪어서 미안한 마음이 앞선다"고 말했다. 청와대 인근에 자리한 서울맹학교는 전광훈 목사 등 보수단체의 집회로 한동안 큰 불편을 겪었던 곳이다.

임세은 청와대 부대변인은 3일 김 여사가 '점자의 날'을 하루 앞두고 서울맹학교에서 열린 점자대회 '손끝으로 만나는 세상' 행사에 참석하고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11월 4일 '점자의 날'은 올해로 94주년을 맞았다. 일제강점기 서울맹학교에 재직하던 송암 박두성 선생이 조선어점자연구회를 조직해 6점식 한글점자, 훈맹정음을 만들어 1926년 반포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김 여사는 소리에 민감한 학생들을 위해 플랫슈즈를 신고 오전 10시에 맹학교에 도착했다. 김 여사는 모든 참석자들에 소리나지 않는 옷과 신발 착용을 각별히 부탁했다고 임 부대변인이 전했다. 김 여사는 초등부 학생들이 참여한 '점자대회'에 깜짝 등장해 점자퀴즈를 내는 등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후 간담회에서 김 여사는 "제가 여기 맹학교에 온다고 그랬더니 우리 남편이, 대통령이 그랬다"면서 "너무 너무 미안해. 그 얘기 꼭 전해 주고 나도 꼭 가고 싶었어"라고 전했다. 김 여사는 아들이 어린 시절 점자를 공부하고 점자책을 읽었던 일을 언급하며 "그렇게 관심은 안 가졌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그러면서 "오늘 제가 손풀기를 하고 해보니까 굉장히 어려운 것이었고 그래서 선생님들께 감사하고, 어머님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다함께 같이 사는 데 노력을 기울이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김 여사는 지난해 열린 제39회 전국장애인체전에서 격려사를 수어로 하는 등 그동안 장애인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보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