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영업규제 불똥…입점 소상공인도 매출 '뚝'

입력 2020-11-03 14:35
대형마트에 입점한 임대매장 10곳 중 9곳이 대형마트 영업규제로 매출 감소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2011년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대형마트 등 대규모 점포가 전통시장 1㎞ 이내에 들어설 수 없게 했다. 또 2013년부터는 대형마트가 매달 이틀은 의무적으로 휴업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임대매장의 86.6%는 월 2회 주말 의무휴업, 심야영업(오전 0시∼10시) 금지 등 대형마트에 대한 영업규제로 매출액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서울·경기 지역 150개 대형마트 내 임대매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영업규제에 따른 매출액 감소폭은 평균 12.1%로 조사됐다. 20~30% 감소했다는 응답 비율도 23.3%에 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상시 근무하는 종업원 수가 5인 미만인 대형마트 임대매장 비율은 98.7%다. 대부분 소상공인이 운영하지만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한 영업규제에 타격을 받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형마트 임대매장 운영에 따른 애로사항을 묻는 말에는 ‘대형마트 출점규제에 따른 고객 접근성 저하’라는 답이 24.0%로 가장 많았다. ‘판매 품목 제한 등 주변 상가의 무리한 요구’(20.6%), ‘영업시간 규제’(20.3%), ‘유통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식자재마트 등과의 불공정 경쟁’(16.5%)이라는 답도 뒤를 이었다.

이들 매장은 대형마트 규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향후 매출도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올 상반기에 매출액이 평균 37.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데이어 올 하반기에는 평균 24.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대형마트 발전을 위해 필요한 유통정책을 묻는 말에는 응답 매장 25.6%가 ‘월 2회 의무휴업제도 폐지’를 꼽았다. ‘월 2회 의무휴업 주중 실시’(15.5%), ‘대형마트 영업금지 시간 축소’(15.5%), ‘의무휴업일과 영업금지 시간에 전자상거래 허용’(15.1%) 등도 뒤를 이었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대형마트 임대매장들은 대형마트에 입점했다는 이유만으로 주변 상가의 소상공인에 비해 불이익을 받고 있다”면서 “의무휴업일, 영업시간 규제 등 대형마트 영업규제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