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前 한은 총재 "수출경제 막내리고 내수 성장시대 온다"

입력 2020-11-06 17:14
수정 2020-11-09 14:06
<앵커>

스페셜 인터뷰 시간입니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코로나 이후 한국경제는 수출보다는 내수가 성장을 이끌면서 성장률 2%내외에서 고착화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박 전 총재는 또 최근 부동산 시장 혼란이 1년 정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영끌'·'빚투'로 집을 사는 젊은이들에게 내년까지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지수희 기자가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를 만나봤습니다.

<기자>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가 코로나 이후 우리 경제는 내수가 주도하며 2% 안팍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이제 수출로 성장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내수성장으로 가야 하는데 저출산 고령화로 2%이상 성장이 어려울 것입니다"

또 코로나 이후 고실업, 양극화 문제가 더 심각질 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는 큰 정부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박 전 총재는 최근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과도기 혼란'으로 진단하며 종부세 효과가 나타나는 내년부터 집 값이 하향 안정화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때문에 박 전 총재는 현재 저금리 상황을 이용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빚투(빚 내 투자)'로 집을 사는 젊은이들을 향해 일단은 시장을 지켜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합니다.

코로나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경기가 회복돼 유동성을 다시 회수하게 되면 자산 가격은 떨어지고 내야할 이자는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인터뷰>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어느 땐가 금리를 다시 올리고 돈을 거둬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 시기가 언제냐..제가 보기는 2~3년 뒤부터는 코로나가 내년에 해결된다면 내 후년 이후에는 이 문제(금리인상)를 검토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박 전 총재는 유동성 장세를 이용한 "주식시장 상승세는 긍정적"이라며 부동산 중심의 자산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인터뷰>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증권시장에 대한 관심은 선진국에서는 보편화돼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부분 자산이 부동산이 많은데 선진국은 대부분 금융자산, 상당수가 주식입니다. 다만 주식 투자는 위험이 수반됩니다. 국제적인 금융 상황을 잘 살펴서 투자하되 특히 빚투는 각별히 조심해야합니다."

박 전 총재는 자신의 모교에 전 재산을 기부할 만큼 가진사람들의 부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때문에 자산가의 재산은 절반만 자식에게 상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하지만 이런 박 총재조차도 최근 이건희 삼성 회장의 타계로 주목받은 한국의 상속세율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인터뷰>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이건희 회장의 경우 상속세율) 60%는 많은 것 같습니다다. 10% 할증은 없는 것이 어떤가.."

다만 박 전 총재는 전 재산을 기부한 기업인들을 언급하는 등 부유층의 사회환원을 강조하며 국민들의 의식 또한 '함께 잘 사는' 방향으로 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우리나라는 나만 잘살 수 없는 나라에 왔습니다. 지금은 국민 생활에 본질을 결정하는 것이 공기, 교육, 의료, 환경, 보건이죠. 코로나도 나혼자만 안 걸린다고 되는 것이 아니죠. 교육도 다 함께 해야합니다. 공기도, 코로나 문제도 함께 해야합니다."

한국경제TV 지수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