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미국의 선택] 경제지표로 살펴본 미국 경제 현주소

입력 2020-11-03 08:55
수정 2020-11-03 08:55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자신의 임기동안 나왔던 기록적인 경제성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는 미국은 지금 깊은 침체 상태에 빠져 있고, 회복이 지연될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누구 말이 맞을까요?

이에 대해 외신들은 두 후보는 현재 미국 경제에 대해서 상반된 견해를 갖고 있지만, 사실 두 사람 모두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 경제는 우려했던 것 보다는 빠르게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고 있지만, 경제 지표 상으로는 아직 심각한 침체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지난달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하면서, 이미 기세가 꺾여가고 있는 회복세를 더욱 약화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좋아지고 있지만 회복 속도가 지난 몇 주 동안 크게 둔화됐다"면서 "우리가 풀어야할 문제는 회복 속도를 얼마나 끌어올리는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보다 자세하게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어떤지 지표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미국의 경제 성장률인데요. 지난 5월에 경제봉쇄 조치가 끝나고 나서, 미국 경제는 다시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의 3분기 GDP 역시 기록적인 속도로 상승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도 트윗을 통해 자신의 과업을 자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경제는 4분기로 넘어가면서 다시 둔화되기 시작했는데요. 마켓워치 조사에 따르면, 올해 4분기 GDP가 연간 3.2%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은 고용 지표입니다. 많은 미국인들이 봉쇄 조치가 풀린 5월부터 일터에 복귀했고, 5월 이후 미국은 1,1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되찾았는데요. 그러나 여전히 일자리의 두배에 해당하는 2,200만명이 고용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게다가 1,100만이라는 숫자는 신규 채용이 아니라 코로나19 사태로 일을 쉬었던 사람들이 돌아온 '복직'의 개념인데요. 신규 채용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지난달에 추가된 일자리는 4개월 연속 50만개도 안되는 수준입니다.

세 번째는 소비판매 지표입니다. 미국인들은 5월 봉쇄 조치가 끝나고 나서 소비를 빠르게 늘렸는데요. 그러나 전반적인 소비자 지출은 여전히 코로나19의 사태 이전의 최고치에 2% 가량 못 미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는데, 추가 부양책의 통과 없이 또 다시 경제 봉쇄와 같은 새로운 규제를 꺼내든다면 소비는 훨씬 더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여기에 앞서 살펴본 고용시장의 악화 또한 앞으로 몇 달 동안 소비 지출을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제조와 서비스업 지표입니다. 먼저 제조업을 살펴보면, 미국의 제조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거의 비슷한 생산량을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제조업계에 가장 큰 타격을 준 것은 수출 문제였는데요. 국가간 교류가 완전히 단절되다시피 하면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연말 이후 코로나19 급증세가 다시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업들도 다시 투자를 늘리는 등 내년 상반기에 경제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비스업은 사정이 다릅니다. 올해 아마존과 구글, 애플 등 기술주는 코로나19 사태 속에 오히려 성장하면서 증시의 견인차 역할을 했는데요. 반면에 여행이나 관광, 항공, 크루즈 등은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뚝 끊기면서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메리칸 에어라인, 카니발, MGM 리조트 등은 최근 대규모 직원 해고 소식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만약 내년에도 코로나19 사태가 안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이들 기업은 기사회생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오늘은 대선 예측 지표를 살펴보겠습니다. 총 3가지가 있는데요. 여기서 여론조사와 경제고통지수는 적중률 100%를 기록했습니다. 먼저, 대선 여론조사 현 대통령 1차 임기 마지막해 지지율이 40%를 넘어야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연간 지지율 추이를 보면 트럼프는 겨우겨우 지지율 40%는 지켜냈지만 바이든과의 격차는 10%P대를 계속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제 나온 가장 최근 여론조사 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NBC의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42% 바이든 52%로 바이든이 10%p 앞질렀습니다.

두번째로, 경제고통지수입니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을 더한 데서 GDP 증가율을 뺀 것을 의미합니다. 경제 고통지수, 즉, misery index가 임기 평균 10.6% 미만이어야 재선에 성공한다는 건데요. 이 역시 1984년 이후 적중률 100%를 기록했습니다. 8월 경제고통지수는 안정됐고, 임기평균 경제고통지수는 6.79%로 트럼프에 유리했지만 최근, 2차 재확산 타격과 함께 9.72%를 기록하며 바이든 쪽에 점점 유리한 상황이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S&P500등락 추이입니다. 대선 이전 3개월 성과가 +여야 집권당이 승리한다는 것인데요. 대선 1달전부터 0이 깨지기 시작했습니다. 특히나 최근 대형기술주 필두로 하방압력을 가했는데요. 코로나19발 불확실성이 시장에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이렇게 3가지 대선 예측 지표들을 살펴봤습니다.

시장 상황도 살펴보겠습니다. 지금은 대선 직전, 변동성 장세가 강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흐름은 2016년 대선 이전의 모습과도 비슷한 양상인데요. 2016년 때도 대통령이 확정된 이후 증시는 강하게 반등했습니다. 한편, 월가에선 백악관의 주인이 아닌상원을 누가 차지하느냐에도 주목합니다. 현재 공화당이 다수당인 상원이 민주당으로 넘어갈지가 포인튼데요. 미국은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뿐 아니라 임기 2년인 하원 전체 의석(435석), 상원은 3분의 1인, 100석 중 35석을 뽑습니다. 하원의 경우, 민주당이 유력하지만, 상원은 계속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만약, 상하원을 모두 민주당이 장악하는 블루웨이브가 이뤄지면 경기부양책은 바로 통과될 전망이구요. 공화당이 상원을 지켜낸다면, 당장 부양책을 둘러싼 긴장감은 한동안 이어질 것입니다. 지금 시장은 코로나19, 경기부양책, 대선 불확실성 등에 의한 변동성 장세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단 대선이라는 빅 이벤트 이후에 과연 시장은 어떤 것에 배팅을 할지, 그 추이는 계속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은 대선과 관련된 매크로적인 분석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