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살 개그우먼의 충격적 죽음…故 박지선은 누구

입력 2020-11-02 16:56
수정 2020-11-02 16:58


개그우먼 박지선이 2일 36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대중적으로 사랑받았던 희극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방송가는 충격에 빠졌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박지선은 2일 오후 1시 44분께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생전 소속사와 매니저 없이 홀로 활동해왔던 터라 측근과 연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인은 최근 가수 쇼케이스나 드라마 제작발표회 등 방송가 행사 진행을 해왔다. 고정 출연한 마지막 프로그램은 EBS 1TV '고양이를 부탁해'다.

고려대학교에서 교육학과 국어교육학을 전공한 그는 2007년 3월 KBS 22기 공채 개그맨으로 방송계에 입문했다. 데뷔한 해에 바로 KBS 연예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으며 이후로도 KBS 연예대상에서 우수상, 최우수상을 모두 휩쓸었다.

KBS 2TV 퀴즈 쇼 '1대 100'에서 2009년 4월, 1인 우승자가 되기도 했으며, 같은 채널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나 MBC TV '복면가왕'에서 기대 이상의 가창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특히 박지선은 지병인 햇빛 알레르기로 인해 화장을 하지 못했지만 이를 오히려 개그 요소로 활용하는 용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분장으로 더 많은 개그를 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며 열정을 보여줬다. 다만 지병이 최근 들어 악화하면서 야외 촬영은 물론 무대 행사 시 비추는 조명마저 고인을 상당히 괴롭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고인은 제10회 대한민국영상대전에서 포토제닉상을 받은 뒤 "나는 내가 못생겼다고 생각한 적 없다. 독특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긴 얼굴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하며 높은 자존감을 보여줬다. EBS '지식채널e'와의 인터뷰에서도 "저는 남을 웃길 수 있다는 게 제일 행복하다. 앞으로도 어떤 선택을 하든 저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을 것"이라고 말하며 개그에 대한 굳은 심지를 드러내왔기에 고인의 비보는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아울러 SNS 등을 통해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던 어머니와 함께 세상을 떠난 것도 충격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그는 생전 트위터를 통해 어머니와의 유쾌한 일상을 재미있게 글로 남겨 이목을 모았다.

고인의 비보에 KBS 2TV '개그콘서트' 등 방송가에서도 슬픔에 잠긴 채 경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