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코스피가 전세계 다른 국가에 비해 저평가 상태라며 곧 가치주의 반등을 기대해 본다고 했다.
이 대표는 30일 한국경제TV가 주최한 '2020 글로벌 파이낸셜 엑스포'의 글로벌 투자전략 특별초청강연에서 "코스피가 전세계 주식시장과 비교해 할인돼 거래되고 있고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할인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스피의 PER(주가수익비율)은 12.1배로 전세계 평균(19.2배)에 한참 못 미친다. 심지어 한국이 편입된 신흥국시장 평균(14.3배)보다도 낮다.
이 대표는 코스피의 저평가 원인을 '기업의 소극적인 주주환원'으로 꼽았다. 그는 "기업들이 현금을 너무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게 문제"라며 "돈을 벌었으면 주주환원을 해야 하는데 이러한 점이 외국에 비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740조원 정도로 추정되는데 이는 현금을 쌓아두고 배당이나, 신규사업투자, 자사주 소각 등을 안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꼬집었다.
현재 시장이 지나치게 성장주에 쏠려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대표는 "저성장, 저금리로 인해 시장은 성장에 대한 목마름이 강하다"며 "다만 성장주 쏠림이 너무 심해 성장주와 가치주의 괴리가 많이 벌어졌다"고 했다. 그는 성장주의 대표주자인 '카카오'와 가치주의 대표주자인 'KB금융'을 비교해 성장주 쏠림 현상을 설명했다. 카카오는 연간 4천억원을 버는 데 비해 KB금융은 연간 3조원 이상 벌지만, 밸류에이션 측면에선 카카오가 KB금융에 비해 19배 가까이 고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곧 가치주가 각광받는 시기가 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성장주가 성장 단계 2단계에 접어들면 역성장을 할 수도 있고 이때 사람들은 성장에 대한 결실을 취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진다"며 "본격적으로 가치주가 각광을 받는 날이 다가올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금리도 의외로 안 떨어지고 있고 내년 경기부양책이 강하게 나올 수 있다"며 "그동안 소외된 구경제 주식들이 반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이 대표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가장 큰 원인은 한국의 산업구조가 아직 구경제 중심"이라면서 "여기에 지배구조가 주주 중심 경영이 아니고 비합리적인 규정·법규가 너무 많다"고 했다.
과도한 징벌적 상속세 등이 주가 부양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대표는 "기업은 상법에 명시된 '이사의 의무'에 주주도 포함할 필요가 있고 의무공개매수와 공정가합병제도, 자사주 소각, 감사위원 분리선임 등 소액주주에게 힘을 부여해 주면 코리아 프리미엄은 물론 가치주의 시대가 다시 올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한편 '2020 글로벌 파이낸셜 엑스포'는 이날 오후 5시까지 진행되고 모든 강연은 무료로 진행된다.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글로벌 파이낸셜 엑스포의 공식 홈페이지(http://gfex.co.kr/)에서 시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