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노래방' 논란…"가해자 노래할 때 피해자는 피눈물"

입력 2020-10-29 15:14
수정 2020-10-29 21:01


전북 전주교도소가 수용자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개관했다는 '심신 치유실'(노래방과 게임기 등 설치)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에 전주교도소는 29일 설명자료를 내고, 일부 언론에서 '교도소 내 노래방'으로 해석한 바 있으나 심신 치유실에 '노래방 기기'를 구비한 것이라며, 관련 기기는 장기 수나 심적 불안정 수용자 중 상담을 통해 제한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교도소에는 자살과 자해 및 폭행 우려가 있는 수용자가 다수 있으며 시설이 낡아 환경이 열악하다며 심신 치유실은 수용자에 대한 과도한 배려보다 잠재적 교정사고를 예방하자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전주교도소의 이날 자료에 있는 '노래방 기기'는 앞서 낸 보도자료에서는 단 한 차례도 등장하지 않았던 단어다.

교도소 측은 전날 자료에서는 '노래방 3개실'을 갖췄다며 이를 이용한 수용자의 '(교도)소장님께 감사하다'는 소감까지 장황하게 적었으나 이날은 '노래방 기기' 또는 '관련 기기' 등으로 바꿔 '노래방'이라는 단어를 애써 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교도소에서 제공한 사진에는 일반 코인노래방 등과 비슷한 규모의 공간에서 한 수용자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담겨 있다. 옆에는 '애창곡 리스트'가 붙어 있고 벽면 주위를 화려한 조명이 비추고 있다.

자신들이 낸 자료에 '노래방'이라고 적어놓고도 이를 인용해 보도한 언론과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단 누리꾼이 확대 해석을 한 것이라며 되레 비판의 책임을 돌린 것이다.

전주교도소 관계자는 "치유실에 설치한 노래 기기를 일반 노래방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아서 추가로 설명 자료를 냈다"며 "(누리꾼이 댓글을 통해 지적하는) 그런 노래방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전주교도소는 전날 수용자 스트레스 해소와 마음의 안정을 위해 심신 치유실을 개관했다. 치유실에는 조명과 음향기기를 갖춘 노래방 3곳과 두더지 잡기 게임기 2대, 상담실이 마련됐다. 전주교도소는 교정협의회 도움을 받아 올해 초부터 시설 설치를 준비해 왔다. 개관까지 비용은 5천만원 상당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내용을 접한 누리꾼 대부분은 댓글을 통해 '가해자가 신나게 노래 부를 때 피해자는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조만간 교도소에서 술도 팔겠다.', '교도소가 아니라 휴양소', '누구 머리에서 나온 발상인지 궁금하다' 등 부정적 댓글을 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전주교도소 심신 치유실을 당장 폐쇄해 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는 등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