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군용차 싹 바뀐다"…기아차, 군용차 표준 플랫폼 개발 본격화

입력 2020-10-28 09:22
차세대 군용 중형표준차량 개발 사업 상세설계검토(CDR) 회의 광주공장 개최
EV 플랫폼·자율주행 등 최신 기술 군용차에 접목하는 선행 연구 진행


기아자동차가 차세대 군용차 표준 플랫폼 개발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기아차는 지난 20일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차세대 군용 표준 플랫폼이 적용되는 2.5톤 및 5톤 중형표준차량에 대한 상세설계검토(CDR, Critical Design Review) 회의를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CDR 회의는 차량 상세 설계에 대한 개발 요구 기준이 완전하게 충족되는지를 점검하고, 후속 단계 진행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다.

앞서 기아차는 우리 군의 '한국형 중형표준차량 사업'과 관련해 한화디펜스와 납품 경쟁 끝에 육군본부와 최종 납품 계약을 맺었다.

중형 표준차량사업은 육군의 기존 2.5톤과 5톤 중형 트럭을 새로운 전술 트럭 1만여 대로 교체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납품 기한은 오는 2024년이며, 수주 규모는 1조 7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 참석자들은 그동안 진행된 세부설계 내용을 최종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공유하는 등 후속 개발 절차를 이어가기로 했다.

기아차는 연내 중형표준차량 시제품 제작에 착수하고 2021년 정부의 시험평가를 받을 계획이라며 규격화와 초도 생산 시험 등의 과정을 거쳐 2024년부터 군에 배치해 전력화하는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이번 중형표준차량 개발 사업은 군과 기아차가 5년 동안 공동 투자하여 현재 운용 중인 2.5톤과 5톤 군용 표준차량을 대체하고 5톤 방탄킷 차량을 신규 개발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12월 말 육군과 본 사업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뒤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다.

중형표준차량에는 ▲7리터급 디젤 엔진 및 자동변속기 ▲ABS 및 ASR(Anti Spin Regulator) ▲후방주차보조 ▲어라운드뷰, 내비게이션, 열선시트를 비롯한 각종 안전·편의장치 등 최신 상용 기술이 대거 탑재될 예정이다.

기아차 측은 신규 차량을 모듈화해 각종 무기 체계 탑재 등 후속 파생차 개발에 대비하고 차별화된 군용 특수사양과 기술도 적용한다고 밝혔다.

기아차에 따르면 자사 SUV 개발과 제작 기술은 군용차의 품질 및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대형 SUV 모하비의 차체 프레임에 엔진 등의 주요 구동 장치를 부착한 반제품인 베어샤시를 활용해 차량 위쪽이 개방된 오픈 탑 구조의 ATV(경량 고기동 차량)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새 ATV 콘셉트 수립을 완료한 기아차는 내년 초 콘셉트카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개발이 완료된 ATV는 군용으로 쓰이는 것은 물론 산업용과 레저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는 또 전기차(EV) 전용 플랫폼 및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공군 비행장 등 군 기지 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에 대한 선행 연구를 검토 중이다.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전투 지역에서 다양한 물자를 보급하는 무인 수송차량 개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기아차는 특히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한 군용차량 개발과 비상발전기 보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측은 우선적으로 군수 차량용 발전기를 개발 공급하고, 레이저 포 등 첨단 무기 체계가 탑재된 미래형 군용차에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아차 관계자는 "군수 사업은 국가에 기여해 공익을 실현하겠다는 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소량 생산 체제 특성상 개발과 서비스가 쉽지는 않지만, 고객 중심의 마음가짐으로 진행하고 있다. 군용 중형표준차량을 적기에 개발하고 전력화함으로써 우리 군의 사기 진작과 전투력 향상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