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시대에 '주가 50배·시총 500배' 뛴 삼성전자 [이건희 별세]

입력 2020-10-25 17:12
이 회장, 반도체 진출 결정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첫 휴대전화 품질 논란에 '화형식'
애플 꺾고 스마트폰 판매량 1위 '기염'

87년 주가 2.7만·시총 4천억
14년 각각 133.5만·196.6조로


'주가 50배, 시가총액 500배'

25일 삼성전자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이 취임한 1987년 11월 당시 삼성전자의 주가는 2만 7천 원대였다. 시가총액은 4천억 원대로 국내 증시 시총 순위는 한국통신(KT), 포항제철(현 포스코) 등에 이어 10위권에 머물렀다.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시킨 최대 원동력은 반도체 사업 진출이었다. 이 회장은 1974년 한국반도체를 사재로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의 발판을 마련했고, 1988년에는 삼성반도체통신을 삼성전자에 합병시켜 몸집을 키웠다. 1992년에는 세계 최초로 64M D 램 개발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1위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주가는 1994년 5만 원, 1995년 10만 원을 각각 돌파했다.

1994년에는 휴대전화 사업으로의 진출도 이뤄졌다. 첫 휴대전화가 품질 문제 등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자 이 회장은 1995년 불량품 15만 대를 모아 '화형식'을 진행하며 품질 개선을 대내외에 약속했다. 이후 휴대전화 사업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둬 반도체, 가전과 함께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으로 성장했다.

그사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999년 국내 1위에 올랐고, 20년 넘게 수성중이다. 2004년 50만 원대를 넘어선 주가는 2010년 내놓은 '갤럭시 S'가 흥행에 성공하며 2011년 1월 사상 처음으로 100만 원을 돌파했다. 2011년 3분기 갤럭시 S2로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차지하자 삼성전자 주가는 이듬해(2012년) 12월 150만 원까지 치솟았다.

이 회장이 병환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2014년 5월 9일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133만 5천 원, 시총은 196조 6천446억 원 수준이었다. 회장 취임 때와 비교하면 주가는 단순 수치로 약 50배, 증자와 액면분할 등을 반영한 수정주가 기준으로는 100배 오른 셈이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은 약 500배로 늘었고, 이후에도 성장세는 계속돼 23일 종가 기준 359조 3,809억 원까지 불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