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자가 연이어 나오자,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보건당국이 파악에 들어갔지만 정확한 인과관계는 나오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백신을 제조하는 제약업계와 의료계의 의견이 충돌하고 있습니다.
김수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영등포구에 있는 한 의원에 독감 접종이 가능한지 직접 전화해봤습니다.
<인터뷰>
기자/ 안녕하세요, 독감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하시나요?
병원 관계자 / 예.
기자 / 지금 괜찮은거에요?
병원 관계자 / (사망자는) 아주 소수에 불과한데 안 할 수는 없잖아요.
영등포구 보건소는 22일 관내 의료기관에 "접종을 보류하라"고 권고했지만, 독감 백신 종류가 다양한데다 권고 수준이라 일반 병의원들은 접종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23일 0시 기준 보건당국이 집계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는 32건.
사망자 중 동일 제조번호(동일한 특성을 가진 제품군에 부여하는 고유번호) 백신을 접종한 사례도 여럿 발견됐습니다.
인천 18세 사망자와 전북 77세 사망자가 접종한 보령바이오파마의 '보령플루VIII테트라(제조 번호A14720007)'외에 녹십자의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Q60220039) 접종자 2명, LG화학 플루플러스테트라 (YFTP20005) 접종자 2명, SK바이오사이언스 스카이셀플루4가(Q022048) 접종자 2명, 제조번호가 비슷한 또다른 스카이셀플루4가 (Q022049) 2명 등입니다.
<인터뷰> 최혜숙 /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제조공정이나 유통과정에 원인이 있다고 단정할 수 없는데, 기본적으로 같은 로트번호에서 2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면 그 로트번호(제조번호) 백신을 검사할 필요는 있는거죠."
제약업계는 백신 원액을 직접 생산하는 업체는 적고 수입 원료를 섞어 쓰는 곳이 많아 어떤 제조사 백신이 문제인지 추적이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독감 백신은 생백신이 아닌 사백신이라 몸에 들어갔을 때 사망까지 유발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문제가 생겼다면 보관·유통과정에서 생겼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사백신은 병원균을 비활성화시킨 백신으로,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접종하면 해당 병원균에 감염될 수 있는 생백신과 다릅니다.
전문가들은 기저질환 악화에 의한 사망, 접종자 수 증가에 의한 사망 신고 증가, 상온 노출 등에 의한 백신 오염 등도 원인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최혜숙 / 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백신 오염이 원인이라면)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을 때 단백질에 변형이 생기거나, 오염이나 성분의 변화, 효능의 저하 등을 고려해 볼 수 있겠죠"
상황이 이렇다보니, 독감 백신 접종을 할지 말지 망설이는 사람도 많습니다.
현재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29일까지 독감 백신 접종을 잠정 유보해 달라고 발표했습니다.
김상헌 한양대병원 지역의약품안전센터장은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도 접종을 추천했지만 현재 상황에서 젊고 건강하다면 (조사 결과가 나올 때 까지)좀 더 기다렸다 접종을 결정하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독감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수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