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19일(현지시간)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의회와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추가 부양안이 대선 전 처리될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양측이 협상 타결에 실패할 가능성을 자산 가격에 반영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10.89포인트(1.44%) 내린 2만8195.42에 마감했고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6.89포인트(1.63%) 하락한 3426.9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92.67포인트(1.65%) 낮아진 1만1478.88로 집계됐다.
시장은 이날도 미국의 코로나19 부양안 협상 타결 여부에 주목했다. 낸시 펠로시(민주·캘리포니아) 하원의장은 지난 주말 대선 전 코로나19 부양책을 내놓으려면 내일(20일)이 지나기 전까지 협상을 타결시켜야 한다며 사실상 협상 시한을 통보했다.
이날 오후 펠로시 의장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부양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현재 민주당은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밀어붙이고 있으며 정부에선 1조8000억 달러까지 제시 금액을 올린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조8000억 달러 이상까지 부양안 규모를 늘릴 수도 있다고 했지만, 공화당 지도부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장 후반으로 갈수록 협상과 관련해 긍정적 소식이 들리지 않자 주가는 낙폭을 늘렸다.
FXTM의 후세인 사이드 수석 시장 전략가는 보고서에서 "최근 근황을 볼 때 법안이 통과될지 아닐지는 불확실하지만, 법안이 빨리 승인될수록 가계와 경제, 주식시장에 좋다"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공화당 다수가 지지하는 것보다 큰 2조2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안을 원하고 있어 대선 전 타결될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펠로시 의장의 경우에도 대선 전 부양안 통과로 누릴 이득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보스턴 파트너스의 마이클 멀래니 글로벌 시장 리서치 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 부양책을 원한다"면서 "그러나 펠로시에겐 대선 전에 어떤 것도 통과시킬 정치적 이해가 없다"고 분석했다.
시장 일각에선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하고 민주당이 양원 지배력을 확보하는 '블루웨이브'(Blue Wave)의 경우 더 큰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골드만삭스의 잔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민주당이 상원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 더욱 큰 규모의 코로나19 부양책과 인프라 지출, 새로운 최저임금 법안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경제 지표는 양호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의 10월 주택시장지수는 2포인트 상승한 85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3분기 실적도 시장 분위기에 여향을 줬다. 핼리버튼의 주식은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이익을 발표한 후에도 0.73% 내렸다.
기술주는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애플은 2.55% 하락했으며 아마존닷컴도 2.00% 내렸다. 페이스북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주가 역시 1.70%, 2.48%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19일(현지시간)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이행 의지에도 약세를 면하지 못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1%(0.05달러) 내린 40.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2월물 브렌트유는 오후 3시30분 현재 배럴당 1.1%(0.45달러) 떨어진 42.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인 OPEC+가 이날 장관급 감시위원회에서 감산 약속의 이행을 재확인했음에도 유가 하락을 막지 못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세계 곳곳에서 맹위를 떨치는 데다 리비아가 산유량을 늘린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국제 금값은 소폭 올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3%(5.30달러) 상승한 1,911.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사진=연합뉴스)